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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삥 경제'와 국가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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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버섯처럼 곳곳에 퍼진 '삥'과 '짬짜미'
    탐욕을 먹고 사는 이 부패고리 끊어야

    박철규 <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기고] '삥 경제'와 국가개조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한국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빨리빨리’를 외쳐왔고 그 과정에서 ‘대충대충’이 끼어들었다. 고도 압축 성장했지만 안전 문제에는 소홀했다. 여기에 ‘관피아’라는 부패를 유발하는 유착관계의 실체도 드러났다. ‘설마’ 하는 마음이 그 문제를 더 키워왔다. ‘설마’가 진짜로 사람을 잡은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담화를 통해 사과와 함께 국가개조를 약속했다. 철저한 반성과 노력이 전제된다면 대한민국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힘에 부쳐 그것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위험사회’에 살게 될 뿐이다. 특히 ‘모두 함께’ 변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요원하다.

    대한민국이 ‘국가개조’가 필요할 정도로까지 악화된 것에는 ‘삥’과 ‘짬짜미’가 난무했기 때문이다. 삥과 짬짜미는 국가 경제의 ‘거래비용’ 사이에서 발생하는 독버섯이다. 거래비용은 재화나 서비스 그 자체의 가격이 아니라 어떤 시장에 참여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이다. 정보 수집과 교환, 거래를 위한 협상, 계약 체결과 이행·파기 등 거래 전 과정의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 거래비용이 적게 드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자 정정당당한 경쟁이 보장되는 건전한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경제에는 너무도 많은 삥이 존재하고 짬짜미가 활개치고 있다. 어떤 때에는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또 어떤 때에는 촌지, 급행료, 협찬, 성금의 이름으로 삥이 횡행한다. 내가 뜯겼으면 나도 뜯어내야 하고 남들은 잘만 뜯어먹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삥을 보호하고, 더 많은 특혜를 얻어내기 위해 짬짜미가 등장한다. ‘끼리끼리’가 생겨나고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삥과 짬짜미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익을 위해 공익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부(富)의 부당한 이전이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아예 경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배타적인 권리를 행사하기도 한다.

    이제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 바른 경제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 관행으로 여겼고, 서로가 눈감아 주던 부당한 삥과 짬짜미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이런 마음속의 독초를 과감하게 베어내야 할 시점이다. 그 과정에서 건전한 네트워킹이나 협업을 위한 노력은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부패는 온정과 연고에서 싹트고, 궁박과 탐욕을 먹고 자라며, 그 결과 부와 권력으로 꽃핀다. 과감히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 정부와 공공부문부터 ‘비정상의 정상화’에 솔선하자.

    박철규 <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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