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 출마후보자 '깨알 인연' 강조
여야가 7·30 재·보선에 거물급 후보 투입을 검토하면서 연고가 없는 지역구 출마를 노리는 ‘철새 정치인’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지역 토박이 후보에게 맞서기 위해 사소한 인연까지 거론하며 지역민의 마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분당에서 내리 3선을 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재·보선에서 지역구를 평택을로 옮긴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임 전 실장이 (평택과 특별한 연고가 없어) 군 시절 오산에서 근무할 때 평택에 자주 가서 밥을 사먹었다고 강조했다”고 할 정도로 평택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

서울 중구가 지역구였던 새누리당의 나경원 전 의원은 ‘수원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당 차원에서는 나 전 의원이 어린 시절 공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수원에서 산 적이 있다는 것을 연결고리로 ‘연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내세우고 있다.

전주 덕진구가 본래 지역구인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과거 전주 외에도 서울 동작을·강남을에 출마한 바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동작을 이외의 지역에 나설 경우 정 고문은 지역구만 세 번 옮기는 것이다.

서울 서초갑에서 내리 재선을 한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이 4선을 했던 울산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지역 연고가 없는 곳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은 수도권에서 특히 많이 나온다. 수도권의 승패가 재·보선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판단해 거물급을 투입하려는 여야의 입장과 정치적 복귀를 노리는 후보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