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원 진에어 사장(오른쪽)이 27일 취항 6주년 간담회에서 중장거리 노선 진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조현민 진에어 전무. 진에어 제공
마원 진에어 사장(오른쪽)이 27일 취항 6주년 간담회에서 중장거리 노선 진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조현민 진에어 전무. 진에어 제공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가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최초로 중대형 여객기를 도입해 내년 여름께부터 미국 하와이와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늘린다. 진에어는 현재 홍콩과 괌 노선을 운항 중이다.

마원 진에어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항 6주년 간담회에서 “보잉의 중대형 비행기 B777-200ER 한 대를 12월에 도입하고 내년에 2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에어는 B777-200ER을 인기 노선인 인천~홍콩 및 인천~괌 노선에 시범 투입한 뒤, 내년 여름부터 미국 하와이와 호주 시드니 등 장거리 노선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마 사장은 “단거리 노선을 둘러싼 LCC들의 출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중·장거리 노선 진출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777-200ER은 기체 길이가 63.73m로, 현재 진에어가 보유한 보잉 B737-800(이코노미석 189석)보다 약 1.8배 길다. 좌석 수는 393석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난다. 최대 운항 가능 거리도 1만4305㎞로 B737-800(5765㎞)의 약 2.5배다.

마 사장은 “처음엔 대한항공에서 조종사와 정비사를 지원받아 운항에 나서겠지만 내년부터는 자체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코노미석보다 앞뒤 간격이 약 6~7인치 넓은 이코노미플러스 좌석을 설치할 예정으로 운임 차이 등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마 사장은 “대한항공과 노선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두 회사는 마케팅 대상을 차별화해 공생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 진에어는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가 주된 마케팅 대상이라는 것이다.

진에어는 올 하반기 중 4개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지난 5월 말 신규 배분받은 중국 노선인 제주~시안, 제주~취안저우를 10월부터 각각 주 2회씩 운항한다. 또 12월엔 인천~일본 후쿠오카와 인천~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각각 주 7회씩 새로 취항해 연말까지 국제선 정기 노선을 현행 12개에서 16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