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821661.1.jpg)
고딕 지구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라 리베라 지구에도 피카소 미술관과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 등이 있어 관광객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세 후기에 지어진 건물이 가득한 이 낡고 오래된 골목들 안에서 번잡함은 놀라울 정도로 덜해진다.
라 리베라 지구의 볼거리인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은 무역항의 전성기 시대에 지어졌다. 부유한 선장과 상인들이 돈을 모아 지었고, 항해를 떠날 때면 뱃사람들은 언제나 이 성당에서 기도를 드렸다.
고딕 지구에 있는 화려한 대성당의 외관에 비하면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은 단순하고 소박하다. 하지만 팔각형의 가는 기둥들로 둘러싸인 중앙홀은 매우 신성하고 우아해서 최고의 결혼식 장소로 각광받는다. 주말 오후에는 둥그렇게 원을 둘러 카탈루냐 지방의 전통 춤인 사르다나를 몇 시간씩 추는 사람들이 성당 앞을 메운다. 그들 틈에서 카탈란(카탈루냐 사람)의 생기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보른, 스페인 미식여행의 출발지
라 리베라 지구 안에 있는 보른 지역에는 유행을 선도하는 부티크 숍과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 입소문이 난 바(bar), 식도락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카사델핀에서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뜨거운 파에야를 맛볼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821620.1.jpg)
실험적인 현대 요리에서 아시안 입맛이 가미된 퓨전 요리, 스페인 지방 전통요리까지 두루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지도상으로는 파세이그 델 보른(passeig del born)거리와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까지 이어지는 플라카 데 산타마리아(the placa de santa maria)거리가 중심이 된다.
![몬티엘 가스트로노믹의 하몽.](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821665.1.jpg)
![보른지역에서 열린 벼룩시장.](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821617.1.jpg)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하루에 세 끼가 아니라 네 끼를 먹는다. 저녁식사를 밤 9시가 다 돼야 하기 때문에 점심과 저녁 사이에 일종의 간식 거리로 타파스를 먹는다. 타파스는 작은 접시에 내거나 이쑤시개로 음식을 고정시킨 형태의 핀초, 바게트 위에 각종 토핑 재료를 올리는 몬타디토 등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타파스 바인 ‘엘 삼빠넷’도 보른 지구에 있다. 1929년 문을 연 이곳은 현지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곳으로, 늦게 가면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보른 지역은 그리 큰 동네가 아닌데도 워낙 미로처럼 골목들이 이리저리 나 있어 갈 곳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구시가지에 속하는 동네여서 개발이 제한돼 오래된 건물이 빼곡한 좁은 골목에는 빈민가처럼 어둡고 음습한 기운도 있다. 하지만 그 골목들 안에 최신 부티크숍이며 카페, 바 등이 들어선 모습이 반전에 또 반전을 만들어낸다. 보른의 골목에서는 길을 잃어야 오히려 재미있다.
보른 지역의 유명 레스토랑
카사 델핀
한국인에게도 간이 잘 맞는 뜨거운 파에야를 먹고 나면 밥다운 밥을 먹었다는 풍족함을 느낄 수 있다. 카탈란식 생선 스튜 등 카탈란 단골들에게 인기 있는 전통 요리도 경험해볼 것.
호프만 파티세리아 (hofmann-bcn.com)
매일 아침 만드는 신선한 빵과 수제 초콜릿이 유명하다. 명성을 바로 알아챌 수 없을 만큼 소박한 분위기지만, 동화처럼 신비롭고 달콤한 맛이 가득하다.
몬티엘 가스트로믹 (restaurantmontiel.com)
최상급의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창의적인 요리들이 인정받는다. 스페인 전역의 소규모 와이너리에서 가져오는 80개의 질 좋은 와인이 있다.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