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로 잡고 있던 쌀 시장 개방 선언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19대 국회 하반기에 새로 꾸려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일정을 늦춰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7월 말 재·보선을 앞두고 쌀 관세화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돼 최종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30일 오후 3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쌀 관세화 유예종료 대응방안’을 안건으로 채택했지만 공식 입장을 선언하지 않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당초 이날 쌀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 이후 9월 말 세계무역기구(WTO)에 최종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공교롭게 국회 농해수위가 지난주 새롭게 구성되면서 쌀 관세화에 대한 정부 안 발표 일정이 늦춰졌다”며 “국회의원들이 국회 차원에서 공청회를 연 뒤에 정부안을 발표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을 제기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새롭게 구성된 농해수위는 30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쌀 관세화 유예종료에 대한 공청회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정부는 농해수위에 쌀 관세화 문제를 보고하고 공청회가 끝난 뒤 최종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따라서 쌀 시장 개방 선언은 빨라도 7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일부 농민단체 등은 정부의 쌀 시장 개방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엔 쌀 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단체 등이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30일 정부에 쌀 관세율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행정법원에 제기하기로 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