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따듯한 세상] 기업 사회공헌의 진화…이젠 '3P'로 通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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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nership
외부업체와 교통·나무심기 캠페인
Probono
법률상담·응급구호 등 재능기부
People
'사회적 기업가 MBA' 로 인재양성
외부업체와 교통·나무심기 캠페인
Probono
법률상담·응급구호 등 재능기부
People
'사회적 기업가 MBA' 로 인재양성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7일 대학생들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하기로 선언했다. 한국 대학생 홍보대사 연합(ASA-K)과 서울시를 깨끗하게 만드는 활동에 나서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존엔 현대차가 단독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대학생 단체와 손을 잡았다. 서로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면 외부 기관과 처음부터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바뀌고 있다. 1990년대까지 각종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게 사실상 기업 사회공헌의 전부였다가 2000년대엔 직접 여러 봉사활동에 뛰어드는 형태로 변화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외부 단체와 함께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파트너십(Partnership)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현대차의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이 대표적 파트너십 활동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콘텐츠 제작사인 로이비쥬얼과 함께 인기캐릭터 ‘로보카 폴리’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EBS에서 방영하고 있다. 이 콘텐츠를 통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교통안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자동차 기업 및 문화콘텐츠 회사, 방송사, 시민단체 등과 힘을 합친 것이다.
롯데는 사단법인 미래숲과 함께 중국 내몽고 사막화를 막기 위한 ‘띵크 네이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사막이자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 쿠부치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업이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이 기업 본연의 철학에 맞는 활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보고 외부기관과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직원의 ‘프로보노(Probono)’ 활동도 CSR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프로보노는 미국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로 법률 상담 등의 활동을 펼친 것에서 유래한 말로, 최근엔 전문 인력이 자신의 재능이나 기술을 소외 계층 등에 기부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삼성은 어느 글로벌 기업 못지 않게 프로보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능기부 봉사팀을 538개로 늘렸고 활동 반경도 넓히는 추세다. 2006년에 삼성법률봉사단을 만들었다. 그룹 내 250여명의 변호사가 법을 잘 모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해준다. 삼성의료원 의료진이 참여하는 삼성의료봉사단은 수해, 지진 등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 응급 의료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SK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프로보노 봉사단을 발족했다. 올해도 4월에 2014 프로보노 발대식을 갖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경영, 마케팅, 디자인, 정보기술(IT) 등 분야별 전문인력 200여명이 가세했다.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 SK에 전문가의 조력을 요청하면 해당 분야 경력과 지식을 갖춘 임직원을 배정하고 있다. SK 프로보노 봉사단은 작년까지 314개 기관에 413건의 자문 활동을 했다.
CSR의 또 다른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인재(People)다. 전경련이 225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6%의 기업이 아동과 청소년을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꼽았다.
실제 많은 기업이 어떤 활동보다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LG는 한국외국어대, KAIST와 함께 다문화가정 청소년 교육에 기여하기 위해 다문화학교를 개설했다. 이곳을 통해 2년간 무상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언어와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SK도 작년 2월 KA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AIST의 우수한 교수진이 직접 강의하고, 철저히 현장 체험 위주의 교육으로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들은 일회성 이벤트보다 오래 가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41년간 롱런한 TV퀴즈 프로그램인 ‘장학퀴즈’ 같은 장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다. SK는 1973년 ‘인재가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는 생각으로 장학퀴즈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한국 방송 사상 40여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약 1950회의 방송 횟수, 1만6000여명의 출연자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도 1993년부터 ‘악기은행’을 통해 음악 영재를 키우고 있다. 1700년대에 제작한 바이올린 등을 음악 꿈나무들에게 대여해 전 세계 유명 예술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기업들이 일회성으로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을 한다고 비판을 받지만 실제론 장기적인 안목으로 CSR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바뀌고 있다. 1990년대까지 각종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게 사실상 기업 사회공헌의 전부였다가 2000년대엔 직접 여러 봉사활동에 뛰어드는 형태로 변화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외부 단체와 함께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파트너십(Partnership)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현대차의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이 대표적 파트너십 활동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콘텐츠 제작사인 로이비쥬얼과 함께 인기캐릭터 ‘로보카 폴리’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EBS에서 방영하고 있다. 이 콘텐츠를 통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교통안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자동차 기업 및 문화콘텐츠 회사, 방송사, 시민단체 등과 힘을 합친 것이다.
롯데는 사단법인 미래숲과 함께 중국 내몽고 사막화를 막기 위한 ‘띵크 네이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사막이자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 쿠부치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업이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이 기업 본연의 철학에 맞는 활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보고 외부기관과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직원의 ‘프로보노(Probono)’ 활동도 CSR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프로보노는 미국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로 법률 상담 등의 활동을 펼친 것에서 유래한 말로, 최근엔 전문 인력이 자신의 재능이나 기술을 소외 계층 등에 기부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삼성은 어느 글로벌 기업 못지 않게 프로보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능기부 봉사팀을 538개로 늘렸고 활동 반경도 넓히는 추세다. 2006년에 삼성법률봉사단을 만들었다. 그룹 내 250여명의 변호사가 법을 잘 모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해준다. 삼성의료원 의료진이 참여하는 삼성의료봉사단은 수해, 지진 등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 응급 의료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SK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프로보노 봉사단을 발족했다. 올해도 4월에 2014 프로보노 발대식을 갖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경영, 마케팅, 디자인, 정보기술(IT) 등 분야별 전문인력 200여명이 가세했다.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 SK에 전문가의 조력을 요청하면 해당 분야 경력과 지식을 갖춘 임직원을 배정하고 있다. SK 프로보노 봉사단은 작년까지 314개 기관에 413건의 자문 활동을 했다.
CSR의 또 다른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인재(People)다. 전경련이 225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6%의 기업이 아동과 청소년을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꼽았다.
실제 많은 기업이 어떤 활동보다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LG는 한국외국어대, KAIST와 함께 다문화가정 청소년 교육에 기여하기 위해 다문화학교를 개설했다. 이곳을 통해 2년간 무상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언어와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SK도 작년 2월 KA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AIST의 우수한 교수진이 직접 강의하고, 철저히 현장 체험 위주의 교육으로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들은 일회성 이벤트보다 오래 가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41년간 롱런한 TV퀴즈 프로그램인 ‘장학퀴즈’ 같은 장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다. SK는 1973년 ‘인재가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는 생각으로 장학퀴즈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한국 방송 사상 40여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약 1950회의 방송 횟수, 1만6000여명의 출연자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도 1993년부터 ‘악기은행’을 통해 음악 영재를 키우고 있다. 1700년대에 제작한 바이올린 등을 음악 꿈나무들에게 대여해 전 세계 유명 예술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기업들이 일회성으로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을 한다고 비판을 받지만 실제론 장기적인 안목으로 CSR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