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에도 허리통증 계속된다면? 비수술 치료법 검토해볼 만
10년 넘게 허리디스크를 앓다가 오래 전 수술을 받은 정모씨(59)는 작년부터 통증이 재발해 고생을 했다. 진단 결과 수술한 부분에 협착이 생겨 신경을 눌렀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나이로 수술을 또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했는데, 다행히 병원에서 권유한 것은 비수술 치료였다. 정 씨는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을 선택했고, 30분만에 치료는 끝났다. 시술 직후부터 통증이 크게 줄어들어 현재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한 번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은 허리에 다시 통증이 나타나면 앞서 소개한 정 씨처럼 재수술의 두려움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수술 후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김훈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은 “불가피하게 수술을 받았을 경우 수술한 부위가 약해져 협착이나 염증이 생길 수 있고, 다른 부위에 척추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는 부담스러운 재수술을 고려하기보다 비수술 치료를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수술을 받았던 만큼 통증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최근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이 수술 후 통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은 부분마취 하에 지름 2mm의 가느다란 카테터를 꼬리뼈 부분으로 집어 넣은 뒤, 여기에 내시경과 레이저를 연결하여 척추를 들여다보며 치료하는 방법이다.

내시경은 정확한 진단의 핵심이다. 실제로 CT나 MRI로 발견하지 못한 통증의 원인을,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을 통해 찾아내는 경우도 있다. 김 원장은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받은 후 추가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요통이나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부종, 신경 유착, 디스크 탈출 등의 요인을 확인한 후에는 레이저와 약물을 이용하여 쉽게 제거한다. 무엇보다 미세 카테터를 이용하므로 기존에 수술을 했던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30분 내외이며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그러나 허리디스크는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 질환이므로, 평소 척추관리에 힘써 질환 자체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어 올리거나, 의자 등받이에 지나치게 기대 앉는 등 허리에 많은 하중을 가하는 자세는 절대 금물이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앉아있을 경우에는 한 시간에 한번 정도는 스트레칭으로 허리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