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입주한 경기 이천시 증포동 ‘설봉2차 푸르지오’ 아파트의 6월 3.3㎡당 평균 매매가는 1000만원 수준으로 800만원인 분양가보다 25%가량 뛰었다. SK하이닉스 등 인근 대기업의 호황 덕분이다.

대표적 산업도시인 울산에선 산업단지가 집값의 희비를 갈랐다. 백화점 등 쇼핑시설이 많아 그동안 울산의 ‘강남’으로 꼽히던 남구는 올 들어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동구에 집값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중공업 해외플랜트 부문 작업 물량이 늘어나면서 인근 지역 근로자들이 공장이 있는 동구 일대로 몰린 결과다.
○일자리 따라 움직이는 아파트값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공장 등 생산시설이 들어선 지역의 집값이 강세를 띠고 있다. 직장과 가까운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기업 인근에 대규모 주거지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가까운 경북 포항시 지곡동,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인근인 경기 이천시 증포동,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있는 전자산업단지인 경북 구미시, 현대중공업 인근의 울산 방어동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기업이 몰린 구미(11.57%), 포항 북구(7.17%), 울산 동구(6.71%), 충북 청주 흥덕구(6.37%), 충남 천안(5.27%), 경남 거제(4.85%) 등의 최근 1년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 상승률(1.58%)을 크게 웃돌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그동안 새로 뚫린 길이나 신규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몰리던 주택 수요가 이제는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주택시장 불황에도 집값 하락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천 포항 구미 신규 분양도 잇달아

주택 건설업계도 이런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 산업단지 인근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앞다퉈 공급한다. KCC건설은 7월 이천시 증포동에서 ‘이천 설봉 KCC 스위첸’을 분양한다. 이천에서 2년 만에 나오는 신규 분양 아파트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이천시내로 이동이 쉽고 SK하이닉스 출퇴근도 편리하다. 경기 동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여주~성남 간 복선전철이 내년 하반기에 개통하는 만큼 입주 시점에는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같은달 삼도와 한림건설이 포항시 창포동에서 분양할 예정인 ‘창포 메트로시티’는 포스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단지다. 2269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롯데백화점과 두호시장 등 주변에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우미건설은 오는 9월 경북 구미 산동면 구미확장단지 B2블록에 ‘구미 옥계 우미린 3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구미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협력업체의 입주 효과와 구미4공단 확장 등으로 최근 1년 새 인구가 1만명 이상 증가했다. 옥계 우미린 3차는 1225가구 대단지로 경부고속도로 구미나들목과 가깝다. 구미 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와 산호대교 등을 통해 서부권 옛도심 접근도 쉽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