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1일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GOP지역에서 전우 5명을 죽이고 7명을 다치게 한 임모 병장은 총기난사사건 당일 자신을 희화화한 동료들의 그림을 보고 화가 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30일 ‘GOP 총기난사 수사경과 및 방향’과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소초원들이 초소에 있던 ‘확인조 순찰일지’ 파일 커버 안에 동료 여러 명을 호빵맨이나 스폰지밥 등으로 빽빽하게 그렸다”며 “임 병장은 5곳에 걸쳐 빼빼 마르고 머리카락이 거의 없는 캐릭터 등으로 묘사됐다”고 설명했다. 임 병장은 소초에서 ‘슬라임’ ‘할배’ 등의 별명으로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은 “임 병장이 ‘(근무를 섰던 초소에서 지난달 21일) 이 그림을 보고 화가 났다. (평소 동료들이 자신을) 없는 사람처럼 대우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특히 임 병장은 실명을 기론하며 “소초 내 한 간부가 내 뒤통수를 쳤다”고 주장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군 수사 당국은 임 병장의 진술에서 일부 병영 부조리 정황이 담긴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해당 소초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임 병장은 20발들이 탄창 3개와 15발들이 탄창 1개, 수류탄 1개를 지급받고 근무를 선 뒤 동료들을 향해 수류탄 1개를 던지고 36발을 소초 안팎에서 사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