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채권단이 당초 계획대로 동부제철에 대해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권단은 3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향의 동부제철 구조조정안을 논의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의는 동부제철 자율협약을 전제로 진행됐다”며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신청해오면 1일부터 채권은행으로부터 동의서를 받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이날 자율협약 신청서를 내고 자구계획안도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자율협약 동의 조건으로 최우선변제권을 요구하고 있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보가 최우선변제권 없이는 자율협약에 들어갈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신보가 끝까지 반대할 경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보는 오는 7일 지원 예정인 동부제철 회사채 만기 상환분 240억원부터 최우선변제권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날부터 1일 오전 10시까지 신보와 협의해 결과를 채권단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합의가 무산되면 워크아웃이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 회의에서는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신보도 결국 전향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동부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법정관리는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