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있는 대통령궁 인근에서 30일(현지시간) 세 차례 연쇄 폭발이 일어나 경찰관 2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집트 내무부와 보안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카이로 북부 헬리오폴리스 대통령궁 인근에서 폭발물 처리 전문가인 아흐메드 엘아쉬마 위 등 경찰 간부 2명이 사제 폭탄을 발견해 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이 폭발을 포함해 대통령궁 주변에서 또 다른 폭발물 이 두 차례 더 터져 이를 제거하려던 경찰관과 행인, 청소부 등 10명이 다쳤다. 폭발물들은 주로 대통령궁을 에워싼 담벼락에 서 약 20m 떨어진 곳에 매설됐다.

폭발 당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신임 대통령이 대통령궁 안에 머물렀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사 건 직후 이집트 군경은 대통령궁과 연결된 모든 도로를 봉쇄하고 특공대를 동원해 주변 일대의 차량과 보행자를 상대로 검문검색을 강화 했다. 또 카이로 '민주화의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도 폭발물이 설치돼 있지 않은 지 탐색 작전을 벌였다.

대통령궁 주변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으나 앞서 한 이슬람 무장단체가 대통령궁 주변에 폭발물을 여러 개 설치했다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은 지난해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시작한 지 정확히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군 부 실세인 엘시시는 무르시 반대 시위가 지속하자 지난해 7월 3일 무르시 축출을 공개 발표했고 이집트 국민 수십만 명은 카이로 민 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앞에 모여 이를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를 했다. 이후 엘시시는 막후에서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끌었 고 지난 5월 말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군부 지지자들은 무르시 반대 대규모 시위가 시작 한 지난해 6월30일을 '제2의 혁명일'로 간주하지만 무르시 지지자들은 이날을 '군부 쿠데타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무르 시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날부터 무르시 축출 사태 1주년이 되는 내달 3일까지 대규모 군부 반대 시위를 열자고 촉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