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취임 첫날인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일제히 취임해 ‘민선 교육감 2기’ 시대가 열렸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취임 첫날인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일제히 취임해 ‘민선 교육감 2기’ 시대가 열렸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1일 첫날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주요 지역 ‘진보교육감’들은 일반고 중심의 공교육 체제 구축, 혁신학교 확대, 사람 중심의 교육 등 공약이행을 다짐했다. 다만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판결 등 정부와 대립각이 선 현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 교육감은 이날 공식 업무 시작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 전임간부 현업 복귀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여야 의원들과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 중 내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과 함께 정기국회에서 교원노조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6만여명에 이르는 전교조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교육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교조를 옹호하지만 법 개정을 통한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자사고 문제와 관련해 조 교육감은 “우선 8월13일까지 모든 평가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일반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공교육 체제를 만들겠다는 목표 내에서 자사고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첫 업무보고로 ‘일반고 살리기’ 현황을 점검, 자사고를 줄이고 일반고 관련 대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 교육감은 비서실장에 조현우 사회적기업센터 이사를 선임하고 정책보좌관과 참여·소통보좌관에 진보성향의 인사를 임명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날 학생, 비정규직, 평교사, 학부모 지원활동가, 비인가 대안학교 교직원 등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98명을 참석시키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생중계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이 교육감은 “획일화된 국가주도형 교육에서 탈피해 창조적인 민간주도형 교육자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기존 줄세우기식 교육에서 사람이 우선인 교육으로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청연 인천교육감도 취임사를 통해 “교직원의 열정이 살아날 수 있는 혁신학교를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행정업무를 축소해 교사들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 교육감들은 안전확보와 학력향상 등의 화두를 제시했다.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제가 맡은 보수의 역할을 충실히 다 할 것을 다짐한다”며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또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행복교육’, 김복만 울산교육감은 성적향상과 학교안전 강화,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창의인성교육을 강조했다.

이날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간소한 취임식을 치르거나 아예 생략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취임식을 생략한 채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청바지에 노타이 차림으로 아침 등교시간에 맞춰 수원에 있는 이목중에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 대표단과 만났다. 보수성향 교육감들도 간소한 취임식을 가졌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