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경 소비자 대상] 기품있는 가치상품 위기에 더 빛났다
경기부진과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올 상반기 소비심리는 예년에 비해 악화됐다. 대형마트의 1~6월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적게는 1% 미만에서부터 많게는 4%까지 매출이 줄었다. 백화점 역시 지난 5월 매출이 0.8%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깐깐해졌다. 제조회사와 브랜드만 보고 구매하던 것에서 제품 성능과 품질을 상세히 따진 후 구매하는 습관이 보편화됐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도 브랜드를 키우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데 투자하는 비용을 계속 늘리고 있다.

‘2014 상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을 수상한 14개 회사 20개 제품은 품질과 가치에 집중해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가전·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이끄는 기술이 주목받았다. TV 부문에서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가 출시한 커브드 UHD TV가 대상을 수상했다. 기존 풀HD TV보다 4배 많은 800만 화소를 한 화면에 담아 화질을 더 선명하게 했다. 곡면으로 된 화면은 실제보다 화면이 더 커 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도 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14 한경 소비자 대상] 기품있는 가치상품 위기에 더 빛났다
세계 냉장고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의 ‘셰프컬렉션 냉장고’는 정온 유지 기술인 셰프모드를 통해 식품별, 냉장고 내 위치별 최적 온도를 구현하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상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5는 카메라, 방수방진, 안전, 헬스케어 등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가장 맞닿아있는 본질적인 기능을 강화한 점을 인정받았다. 드럼세탁기 삼성 버블샷3 W9000은 세제 자동투입기능, 아웃도어 토털 솔루션 등을 통해 세탁의 시작부터 옷감의 관리까지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 큰 인기를 끌었다. 냉방과 절전 기능을 강화한 삼성 스마트에어컨 Q9000도 수상했다.

LG전자의 청소기 ‘로보싸이킹’은 지난해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놓은 후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로봇기술에 쓰이는 초음파 센서가 도입된 것이 특징. 이 센서들은 사용자의 위치 변화를 인식해 자동으로 바퀴에 있는 기어를 구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른바 ‘오토무빙’ 기능이다.

제습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함께 수상했다. 삼성전자 인버터제습기는 주파수를 조절해 모터의 회전 속도를 바꾸는 인버터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것을 인정받았다. 주위 습도를 자동으로 인식해 제습 성능을 조절해 에너지효율을 높였다. LG전자 휘센 역시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을 적용했다. LG전자는 인버터 컴프레서를 장착한 후 제습기 판매량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아이퀘스트가 만든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얼마예요’는 업무 전산화를 추진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더존비즈온의 ‘더존 클라우드 서비스’는 그룹웨어 보안은 물론, 기업 내부에 구축되는 각종 업무용 소프트웨어 및 외부의 소프트웨어도 클라우드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음료 분야에서는 건강을 강조한 제품과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제품이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피부 가려움을 완화해주는 ‘피부유산균 CJLP-133’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 제품은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제품화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닥터&닥터’라는 이름으로 건강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차병원과 공동으로 기획해 만든 이 제품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애경은 올초 처음 내놓은 식품 브랜드 ‘헬스앤’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다이어트 식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동서식품의 ‘카누’는 품질 대비 경쟁력으로 승부한 경우다. 고급 원두커피의 맛을 내면서도 가격은 일반 커피 수준으로 낮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카누의 제품력은 세계 유수의 마케팅 시상식에서의 수상으로 증명되고 있다. 주류회사 골든블루가 내놓은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는 보석 형태의 병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6.5도의 17년산 급 위스키인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시장 3위로 올라서는 등 순항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고급 자체상표(PB)시대를 열었다. 일반 제품보다 1000원 이상 싼 CU플로리다주스는 CU 내 냉장주스 판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뚜기는 스테디셀러인 식초류 제품을 계속 개량하고 있다.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시장을 목표로 출시한 ‘타임 레스폰스 컬렉션’의 판매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제주도에서 4월 특정 기간에만 구할 수 있는 첫물 녹차를 사용한 크림이 특히 인기다. 전자제품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개선에 힘쓴 점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았다. 금융 분야에서는 보험료를 20~30% 낮춘 직거래 형태의 보험 KDB다이렉트보험이 수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