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각별한 관심'
"열정·패기로 힘찬 발걸음" 당부
LG 입사 특전…120명 그룹 근무
신현영 연세세브란스 가정의학과 조교수(34)는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 현장과 작년 12월 필리핀 태풍 하이옌 피해지역에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올 4월에는 세월호 피해자를 돕기 위해 팽목항도 찾았다. 세계의사회 주니어닥터 모임에 참여하며 의료 손길이 필요한 재난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신 교수가 의료봉사에 눈을 뜬 것은 가톨릭대 의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3년 LG글로벌챌린저 9기로 활동하면서다. 그때 그는 큰 사고가 벌어졌을 때 피해자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 등을 배우기 위해 영국 글래스고대 등을 탐방했다. 신 교수는 “대다수 의대생의 틀에 박힌 삶이 아니라 세상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LG전자 CSR팀 사원(28)은 LG글로벌챌린저를 통해 어릴 적 꿈을 이룬 케이스다. 연세대 경영학과 석사과정 시절인 2011년 LG글로벌챌린저 17기 대원으로 뽑혀 생물다양성협약의 문제점을 짚어보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의 국제식량기구(FAO) 등을 탐방했다. 김씨는 “FAO 직원들과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었다”며 “LG의 다양한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시각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LG글로벌챌린저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인재 양성을 기치로 1995년 출범한 LG글로벌챌린저는 지금까지 620개팀, 2340명의 대원을 배출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19년간 탐방한 총 거리는 1188만915㎞로 지구 297바퀴에 해당한다. 탐방한 장소도 59개국 470여개 도시에 이른다.
LG는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LG글로벌챌린저 20기 발대식을 열었다. 올해는 국내 유학 중인 외국인 대학생 20명을 포함, 35개팀 140명이 2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이들은 여름방학 중 약 2주간에 걸쳐 세계 18개국의 정부기관, 연구소, 대학, 기업, 사회단체 등에서 탐방활동을 펼치게 된다. 해외탐방에 필요한 항공료와 활동비는 LG가 전액 지원한다.
LG글로벌챌린저는 탐방보고서 심사를 거쳐 6개 수상팀 24명에 대해 졸업예정자에게는 입사 자격을, 재학생에게는 인턴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등 LG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는 LG글로벌챌린저 출신은 120명이 넘는다.
LG글로벌챌린저는 구본무 LG 회장이 각별하게 챙기는 행사 가운데 하나다. 구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른 1995년 태동한 인연도 있는 데다 젊은 대학생들의 패기와 도전 정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구 회장의 믿음 때문이다. 구 회장은 그동안 발대식 등에 참석해 대학생들에게 “젊음의 패기로 최고에 도전하라” “새 길을 열어가라” 등의 주문을 해왔다.
구 회장은 이날 발대식에서도 “꿈이 없는 사람은 가슴이 설레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며 “현실의 어려움 속에 주저앉지 말고, 열정과 패기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