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유병언을 비호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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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수색이 정치적 책임 전가?
황당한 주장의 反사회적 비호세력
국가개조는 이 암덩어리 제거부터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
황당한 주장의 反사회적 비호세력
국가개조는 이 암덩어리 제거부터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
![[다산칼럼] 유병언을 비호하는 사회](https://img.hankyung.com/photo/201407/AA.8852877.1.jpg)
세월호 사고는 외형만 보면 여객선 한 척이 침몰한 안전사고다. 청해진해운은 안전수칙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 평형수까지 줄이면서 과적할 정도로 무모하고 무책임했다. 간부선원들도 승객들의 안전조치는 외면한 채 탈출해버렸다. 정부는 사전 감독만 부실했던 것이 아니라 사후 구조처리에서도 우왕좌왕 무능했다. 대부분 어린 학생들인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참사라는 점만 빼면 그동안 있어 왔던 다른 안전사고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은 부실한 감독과 구조의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할 정도의 조치까지 취했다. 그런데도 정치권 일부까지 정부가 제 책임을 희석하려고 유병언 수색을 너무 요란하게 벌인다고 비난한다. 드디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아예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유병언 수색 따위는 중지하고 물러나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말이다. 국민의 뜻을 결집한 선거의 결정을 이렇게 가벼이 여길 수 있는가? 결과적으로 이들이 유병언 잠적을 효과적으로 돕고 있다.
물론 정부 책임은 매우 크다. 철저히 조사해 유관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운항사 청해진해운과 그 실소유주 유병언이 일차 책임자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유병언을 체포해 내막을 제대로 밝히는 것이 사태 해결의 핵심이다. 그런데 세월호 유족들조차 금수원을 그냥 두고 청와대로 몰려가서 항의했다. 극도의 슬픔에 판단력이 잠시 흐려졌을까?
신도들에게 구원을 약속하고 지지자들에게 은혜를 베푼 유병언의 힘은 그렇게 조성됐다. 그러므로 유병언을 비호하는 신도나 그의 ‘장학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세월호 사태의 도덕적 공범이 돼버렸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 유병언은 빚더미에 빠진 세모를 법정관리에 넘기고 불과 1년 반 만에 청해진해운으로 재기했다. 분명히 다른 사업자들도 원했을 제주 왕복 항로의 독점사업권까지 따냈다. 두터운 비호세력의 도움이라는 비리 없이는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국회 답변에서 검찰의 수사정보까지 유병언 측에 유출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실정이 이 지경인데도 정치권은 정파적 이익만 따르고 양극화한 민심도 이성을 잃고 휘둘린다. 유병언 비호는 엄청난 비리의 비호다. 그가 안 잡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병이 그만큼 깊음을 뜻한다. 국가개조는 유병언부터 잡아 이 암덩어리를 들어내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월호 대참사와 같은 비리가 다시는 싹도 틔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준엄한 열망을 정말 이번에는 배신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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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엄마’는 결혼한 여성을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며,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비호한 사실이 없고, 해당 교단에는 신도들의‘집단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신 모 씨가 유 전 회장의 개인비서로 재직하거나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해 온 사실이 없고, 유 전 회장이 정관계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