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부원장보를 불러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중징계를 통보한 사유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경이 어제 보도했다. 단지 경위를 듣는 차원을 넘어 중징계 조치가 과하다고 지적하고, 카드사 정보유출사태와 관련한 금융위원회·금감원 감사결과가 나오는 다음달까지 징계를 유보하라는 뜻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앞서 감사원은 임 회장이 신용정보법을 위반했다는 금융위 유권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질의서도 보냈다. 이런 일련의 행동에 대해 감사원은 정당한 절차라고 강조하는 모양이다. 중징계의 근거인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중징계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라고 앞뒤 안 맞는 주장도 펴고 있다.

당장 무리한 개입과 압력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KB금융지주에 대해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고객정보유출,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전산시스템 교체 로비설 등 각종 사고와 비리가 터져 지탄을 받고 있는 와중이다. 임 회장과 함께 이건호 국민은행장도 중징계 대상으로 현재 각자 소명 절차를 밟고 있다. 억울하거나 부당한 일이 있다면 심의를 거쳐 가려질 것이다. 감사원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서는 정·관계의 은밀한 라인을 통해 이들을 구명하려는 움직임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뒷배에 대해 쑤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 쪽 뒷배가 강한지 파워게임이라도 벌일 것인가. 감사원이 월권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대놓고 개입하고 있는 것도 무언가의 배경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에게까지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감사원은 또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