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허탈한 U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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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들은 매우 사려 깊다. 지구인들이 한참 일하거나 자는 시간에는 거의 지구를 찾지 않는다. 대신 저녁에 주로 출몰한다. 그것도 금요일 저녁, 사람들이 베란다에 앉아 느긋하게 맥주 몇 잔을 기울이며 어둑해진 하늘을 바라볼 때쯤 UFO를 타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자주 찾는 곳은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다. 여기는 미국에서 마리화나가 가장 먼저 합법화된 곳이다. 외계인이 즐겨 찾는 또 다른 장소는 캐나다와의 접경지역인 몬태나주다. 이곳은 워싱턴주와 함께 가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UFO의 날’(7월2일)을 맞아 게재한 ‘UFO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기사의 일부다. 1974년부터 올해까지 약 9만건에 달하는 UFO 목격담을 분석한 결과다. 한마디로 한잔 걸쳤거나 마리화나 연기로 몽롱한 상태에서 UFO가 보인다는 얘기다. 오로라와 착각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마침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유사한 내용을 공개했다. 1950~1960년대 빗발쳤던 목격담 대부분이 정찰기 U-2라는 것이다. U-2는 당시 옛 소련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1955년 개발됐다. 네바다주 공군기지에서 비공개 시험비행을 했는데 첫날부터 UFO 신고가 빗발쳤다는 것이다. 고도 1만8000m 이상 올라간 U-2의 긴 날개가 햇빛에 반사되면 마치 불타는 물질이 높은 고도를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가 냉전시대 첨단 정찰기 운용을 숨기기 위해 UFO가 곧 U-2라고 속시원히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UFO 연구자들은 그렇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 유명한 ‘로스웰 사건’은 U-2 개발 이전이라는 주장이다. 1947년 7월2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 UFO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진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최대 미스터리다. 미 공군은 기상 관측용 기구라고 밝혔다. 하지만 UFO 잔해라는 설, 외계인 시체를 미국 당국이 회수했다는 설 등 지금까지도 소문이 무성하다. 7월2일이 세계 UFO의 날이 된 것도 바로 로스웰 사건 때문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 지구와 유사한 행성은 발견된 것만도 600개가 넘는다. 이를 확률적으로 계산하면 우리 은하에만 수백만~수천만개가 된다. 우리 은하 같은 은하가 천억개 넘게 존재하는 우주 전체로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어쩌면 UFO의 실재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꿈과 상상일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외계인 찾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UFO의 날’(7월2일)을 맞아 게재한 ‘UFO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기사의 일부다. 1974년부터 올해까지 약 9만건에 달하는 UFO 목격담을 분석한 결과다. 한마디로 한잔 걸쳤거나 마리화나 연기로 몽롱한 상태에서 UFO가 보인다는 얘기다. 오로라와 착각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마침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유사한 내용을 공개했다. 1950~1960년대 빗발쳤던 목격담 대부분이 정찰기 U-2라는 것이다. U-2는 당시 옛 소련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1955년 개발됐다. 네바다주 공군기지에서 비공개 시험비행을 했는데 첫날부터 UFO 신고가 빗발쳤다는 것이다. 고도 1만8000m 이상 올라간 U-2의 긴 날개가 햇빛에 반사되면 마치 불타는 물질이 높은 고도를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가 냉전시대 첨단 정찰기 운용을 숨기기 위해 UFO가 곧 U-2라고 속시원히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UFO 연구자들은 그렇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 유명한 ‘로스웰 사건’은 U-2 개발 이전이라는 주장이다. 1947년 7월2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 UFO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진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최대 미스터리다. 미 공군은 기상 관측용 기구라고 밝혔다. 하지만 UFO 잔해라는 설, 외계인 시체를 미국 당국이 회수했다는 설 등 지금까지도 소문이 무성하다. 7월2일이 세계 UFO의 날이 된 것도 바로 로스웰 사건 때문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 지구와 유사한 행성은 발견된 것만도 600개가 넘는다. 이를 확률적으로 계산하면 우리 은하에만 수백만~수천만개가 된다. 우리 은하 같은 은하가 천억개 넘게 존재하는 우주 전체로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어쩌면 UFO의 실재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꿈과 상상일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외계인 찾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