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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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1년 만에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지난해 7월3일 개봉한 ‘감시자들’은 정우성의 ‘귀환’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 3일 개봉한 바둑영화 ‘신의 한 수’는 “역시 정우성이다”라는 탄성을 연발하게 했다. 1년이란 물리적 시간도 비켜간 듯 극 중 정우성은 더 화려하고 멋들어진 액션을 선보였다. 흥행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신의 한 수’는 개봉 첫날 ‘트랜스포머4’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경 텐아시아와 만난 그는 “그때와 느낌이 다르다”며 “‘감시자들’은 주변에서 받쳐준다는 느낌이었고, 지금은 내가 전면에 나서 끌고 가는 입장이다. 이번에는 뭔지 모를 책임감과 초조함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텐아시아] 정우성, 얼굴대신 주먹…이 남자의 신의 한수
‘신의 한 수’는 내기 바둑판에서 형을 잃은 태석(정우성 분)의 복수가 중심 뼈대다. 당연히 정우성의 활약이 돋보인다. 또 ‘청소년 관람불가’란 등급에서 알 수 있듯 액션 강도도 상당히 세다. 최근 액션 영화의 트렌드처럼 자리 잡은 멋진 상반신 노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정우성은 “요즘 영화의 시류니까 나도 보여줘야지 이런 것보다 태석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당연한 거였다”며 “태석은 루저에서 액션 히어로로 변모한다. 그걸 가장 쉽게 보여주는 게 노출”이라고 웃음 지었다.

냉동 창고 안에서 상반신을 드러낸 정우성과 최진혁은 목숨을 건 내기 바둑 승부를 펼친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몸매의 격돌이다.

“30대 후반 어느 순간부터 운동이 생활화됐어요. 액션 영화를 계속 할 마음이 있는 배우다 보니 평상시 체력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냉동 창고 촬영을 앞두고는 오히려 운동을 하지 않았죠. 깎은 듯한 몸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몸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추구하는 액션의 뉘앙스는 달라지겠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50~60대에도 액션 연기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의 한 수’는 바둑 영화지만, 정우성은 바둑을 전혀 못 둔다. 물론 바둑을 몰라도 영화의 재미는 충분하다. 정우성이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다. 그는 “바둑을 전혀 모르는데도 시나리오를 읽는데 재밌었다. 그래서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감시자들’보다 읽기 쉬웠고, 흥행 코드도 더 많다”고 자신했다.

인생에 있어 신의 한 수는 존재할까. 극 중 주님(안성기 분)은 ‘자네 신의 한 수를 본 적 있나. 망가진 삶을 역전시킬 수 있는, 우리 인생에도 신의 한 수가 있을까’라고 묻는다. 정우성도 이 같은 신의 한 수를 통해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을까.

“바꾸고 싶지 않아요. 인생의 ‘신의 한 수’는 지금, 오늘 최선을 다하는 거 아닐까요. 절대 묘수가 나타나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최선을 다하면 지금까지 바꾸고 싶었던 게 바뀌게 되죠.”

황성운 한경 텐아시아 기자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