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서울 성북동에 있는 한국가구박물관에서 특별오찬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한 외국 정상과 청와대 밖의 장소에서 식사를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이어 이날 추가적인 특별오찬까지 함께 하면서 우의를 다진 것이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했을 당시 시 주석이 국빈만찬과 특별오찬을 마련한 데 대한 화답이다. 당시 두 정상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내 서남쪽에 위치한 국빈관 양위안자이(養源齋)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삼색밀쌈과 야채샐러드, 영양호두죽에 이어 메인 요리로 해물파전, 구운 야채를 곁들인 불고기, 궁중 전복 초교탕 등이 나왔다. 배추김치와 백김치, 삼색나물, 버섯잡채, 견과류 조림이 기본 반찬으로 제공됐다. 후식은 쌀강정과 계절과일, 홍삼정과, 홍삼식혜 등이다.

양 정상은 식사 후에 선물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바둑알과 은 칠보 다기세트, 홍삼을 선물했다. 시 주석의 선물은 펑리위안 여사가 가수 시절 불렀던 노래가 담긴 앨범과 무궁화 자수가 들어간 공예품, 삼국지의 영웅 조자룡을 그린 그림 족자 등이었다.

가구박물관은 한국의 전통 가구를 재료와 종류, 지방 특성별로 분류·전시한 곳이다. 성북동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가구박물관에는 10여채의 한옥과 2500여점의 가구가 전시되고 있다.

관장인 정미숙씨가 15년간 준비해 2012년에 개관했는데, 정씨는 정일형 전 의원과 한국 최초 여성변호사로 호주제 폐지 등에 힘쓴 이태영 여사의 딸이다. 공식개관 전인 2010년 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오찬을 한 장소로 유명해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