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 "바이오산업 활성화로 30조 투자 유치"
‘선거불패’ ‘영·충·호’ 등…. 이시종 충북지사(67)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그는 19년간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등 출마한 선거에서 모두 이겨 ‘7전7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에서도 2.1%포인트 차이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충북도청 집무실에서 지난 2일 만난 이 지사는 “임기 중 충북 경제 규모를 전국 4%대에 진입시킬 것”이라며 “영남·충청·호남(영·충·호) 시대를 맞아 충북이 지방분권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한 선거마다 모두 이겼는데.

“운이 좋았다. 19년간 총 일곱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진실이 최대의 무기’이며 ‘비정치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라는 신념을 갖고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번 선거도 진정성을 갖고 도민들께 다가가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진심이 통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늘이 도왔다.”

▷일자리 40만개를 만든다고 했는데.

“충북은 수십년간 전국 인구 대비 3.1%, 경제 규모 3%대에 머물러 있다. 이제 모든 면에서 전국 비중 4%대에 진입해야 한다. 2020년까지 충북 경제가 4%대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앞으로 4년간 투자유치 30조원, 일자리 40만개, 연간 수출 200억달러, 고용률 72%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를 성공시키는 게 당면 과제다.

“2002년 바이오엑스포 개최 이후 12년 만에 다시 여는 행사다. 2002년에 씨앗을 뿌렸다면 이번엔 열매를 딸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는 9월26일부터 10월12일까지 열리는 엑스포에는 국내 169개, 해외 60개 등 229개 업체가 참가를 희망해왔다. 엑스포를 통해 오송2산업단지 등 충북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유치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충·호라는 단어 처음 사용했다.

“지난해 5월 말 기준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보다 408명이 많아지면서 호남권 인구를 추월했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는 4만4800명이나 더 많아졌다. 영호남이 아니라 영·충·호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인구만 증가한 게 아닌 대한민국 권력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영호남으로 갈라진 오랜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충청권이 중심이 된 국민 화합·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신호탄이라는 얘기다. 충북이 지방분권 리더가 되도록 목소리를 높이겠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왜 반대하나.

“수도권이 국토의 12%인데 반해 인구의 50%, 대기업 본사 95%, 전국 20대 대학의 80%, 예금의 70%가 집중돼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투자 활성화 명목으로 끊임없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려 든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어느 기업이 충북으로 오겠는가. 지역균형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제조업·대기업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

▷선거기간 내내 도민행복을 강조했다.

“시내버스가 잘 들어가지 않는 시골 마을 주민들이 시내버스 요금 정도로 읍·면 소재지까지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골마을 행복택시’를 운영하겠다. 또 초·중·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도 할 계획이다. 중·고교 입학생 교복 구입비도 50% 지원하겠다.”

▷답보상태인 충주 에코폴리스·에어로폴리스 개발 계획은.

“에코폴리스 개발사업 시행자를 유치하기 위해 하반기에 2차 공모를 추진한다. 에어로폴리스는 이달 중 국방부와 대체부지 교환 작업을 마무리하고 단지 개발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국내외 중견기업 간 합작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가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또 항공수요 창출을 위한 청주공항 활성화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항공정비물량 확보를 위해 국내 대형·저비용 항공사 유치에도 주력하겠다.”

■ 이시종 누구인가

이시종 충북지사(67)는 청주고 재학 때 부친이 사망하자 금광에서 일하며 가장 역할을 했고 쉬는 날엔 지게질·참외장사를 해 학비를 모았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서민 도지사’로 불리는 이 지사는 골프를 배우지 않았다. 해외출장 때 비행기 일반석을 고집하고, 보리밥과 칼국수를 즐길 정도로 소탈하다.

△충북 충주 출생 △청주고·서울대(정치학과) △행정고시 10회 △충주시장(관선) △충북도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실 심의관 △17·18대 국회의원 △민선5기 충북지사

청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