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자택에서 열린 자운회 월례모임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연실 씨(전성철 회장 부인), 조수철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김미애 씨 부부, 김용덕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정옥자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화용 씨(김진환 법무법인 충정 대표 부인), 심인란 씨(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 부인), 한명희 씨(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부인). 뒷줄 왼쪽부터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원장, 신희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성철 회장, 이상철 부회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 김진환 대표,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이용우 대표, 이참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병호 한진해운 경영관리본부장과 윤정원 씨 부부, 전일색 씨(신준식 이사장 부인), 이연진 씨(이참 전 사장 부인), 김정하 씨(이종호 원장 부인), 노소라 씨(김상헌 사장 부인). 이미아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자택에서 열린 자운회 월례모임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연실 씨(전성철 회장 부인), 조수철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김미애 씨 부부, 김용덕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정옥자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화용 씨(김진환 법무법인 충정 대표 부인), 심인란 씨(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 부인), 한명희 씨(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부인). 뒷줄 왼쪽부터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원장, 신희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성철 회장, 이상철 부회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 김진환 대표,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이용우 대표, 이참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병호 한진해운 경영관리본부장과 윤정원 씨 부부, 전일색 씨(신준식 이사장 부인), 이연진 씨(이참 전 사장 부인), 김정하 씨(이종호 원장 부인), 노소라 씨(김상헌 사장 부인). 이미아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언덕에 자리 잡은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의 자택 마당. 멀리 북한산 능선과 서울시내 풍경이 여름 햇살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 가운데 20여명이 둘러앉아 역사 강연을 듣고 있었다. 명사들의 역사공부 모임인 ‘자운회(紫雲會)’ 멤버들이다.

"한국 역사 배우기 19년…부부의 情도 돈독해졌죠"
이날 강연 주제는 ‘일본 근대화와 메이지유신의 원로들’, 강사는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인 김용덕 광주과학기술원 석좌교수다.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는 이들 중 낯익은 얼굴이 많다. 전 회장을 비롯해 김진환 법무법인 충정 대표(전 서울중앙지검장)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과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등이 눈에 띈다. 조수철 서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골절상 때문에 발목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강연에 참석했다. 학연, 지연과 무관할 뿐 아니라 직업도 다른 명사들이 모여 역사 공부도 하고 세상 사는 얘기도 하는 모임이다.

자운회 회원 중 ‘막내’인 김 사장은 “자운회에 나온 지 3년째”라며 “단순 친목모임은 많지만 이렇게 특정 주제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모임은 별로 없어 세상 사는 지혜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운회가 출범한 시점은 1995년 9월.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과 법무비서관으로 각각 근무하던 전 회장과 김 대표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한국의 세계화’를 주창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세계화를 하려면 우리 스스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고 알려야 하는데 그동안 과연 얼마나 관심을 둬 왔을까”라는 반성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 회장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두 사람의 지인을 중심으로 회원이 7~8명 정도였다. 첫 강연자로는 조선시대 역사 연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를 초빙했다. 자운회란 이름도 정 교수가 지어줬다. ‘자운(紫雲)’은 ‘상서로운 구름’이란 뜻이다. ‘자줏빛 자(紫)’ 자가 ‘상서롭다’는 뜻으로 쓰이는 이유는 자주색이 예로부터 왕실과 귀족만 쓸 수 있는 귀한 색이었기 때문이다.

또 경기 파주에 조선시대의 대학자 율곡 이이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의 이름 또한 자운서원(紫雲書院)이다. 지금도 자운회의 멘토 역할을 맡고 있는 정 교수는 “각자 일에도 바쁠 텐데 꾸준히 역사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며 ‘자운’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며 “보통 스터디 모임은 얼마 못 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자운회가 20년 가까이 계속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자운회는 2004년부터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공부 모임을 통해 부부간 애정과 회원 간 단합을 돈독히 하자”는 취지에서다. 회원 수는 현재 총 32명이다. 최근엔 한국사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유럽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의 세계사를 공부하고 있다. 현재 총무를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자운회엔 회장은 따로 없고 1년에 한 번씩 회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총무를 한다”며 “지금은 회원이 주로 50~60대인데 이를 40대까지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