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노루목 - 곽효환 (1967~)
등 굽은 나무들
줄지어 물결치는 숲길 끝
낡고 작은 절집 마당에
불두화 만발하고
꽃문양 문살에 초여름 볕들었다

아우야,
솔가지 줍고 솥단지 내걸어라
강변 텃밭 푸성귀도 거두어 오렴
오늘은 강변에 투망 치고 족대 들이련다


시집 《슬픔의 뼈대》中

여름이 다가오면 휴가 생각에 마음이 부풉니다. 복잡한 일일랑 잠깐 잊고 그저 푹 쉬고 싶지요. 어릴 적 형, 동생과 개울에서 뛰어놀던 추억만으로도 마음에 시원한 바람 붑니다. 2014년의 절반을 보낸 지금, 쉼이란 시작의 다른 이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요즘입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