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대 '검소한 건배'…韓·中정상 만찬 와인은 핑구스·플뢰르 드 비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만찬에 올려졌던 와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백화점에서 10만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는 와인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검소함을 강조하고 실천하고 있는 시 주석을 배려해 비싸지 않은 와인을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한·중 정상의 만찬 자리에는 스페인 도미니오 드 핑구스의 레드 와인인 ‘핑구스 PSI 2011’이 등장했다. 핑구스 PSI 가격은 백화점 기준으로 13만원대다. 과거 국빈 만찬에 쓰인 레드 와인 중에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와인 ‘그랑 크뤼’가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초고가 와인을 제치고 핑구스 PSI가 국빈 만찬에 나온 것은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핑구스 PSI는 스페인의 대표 와인 산지인 리베라델두에로 지방에서 생산된 템프라니요 품종의 포도를 쓴다. 짙은 풍미와 오크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핑구스 PSI를 수입하는 씨에스알(CSR)와인 마케팅팀의 김수비 팀장은 “이번에는 와인의 명성과 가격보다는 한식과의 조화, 가격 대비 퍼포먼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함께 만찬주로 식탁에 오른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들어진 메종 르루아 부르고뉴 블랑 ‘플뢰르 드 비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르루아 와이너리가 처음 선보인 빈티지 블렌딩 화이트 와인으로 2009·2010·2011년 등 3년에 걸쳐 재배된 포도 중 최상급 포도를 선별해 블렌딩했다. 이 제품 역시 약 12만원 선에 살 수 있어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