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지난 4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오는 11일께 예정됐던 하반기 ‘원샷인사’를 이달 중순 이후로 미룬다는 내용이었다.

기업은행은 조준희 전 행장이 2012년 초 도입한 ‘원샷인사’를 매년 1월과 7월에 하고 있다. ‘원샷인사’는 부행장부터 행원까지 모든 직책의 인사를 단 하루에 단행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권선주 행장도 취임 뒤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원샷인사’가 미뤄진 것은 자회사 대표 인사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자산운용, IBK연금보험, IBK투자증권 등 3개 회사는 모두 신임 대표 인사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IBK자산운용은 주영래 전 대표가 지난 5월 중도 퇴임하면서 2개월째 공석이다. IBK연금보험은 유상정 대표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IBK투자증권도 조강래 대표 임기가 지난 5월 만료됐지만 후임 인사가 늦어지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IBK자산운용과 IBK연금보험 대표에는 줄곧 기업은행 부행장급 이상 임원들이 선임됐다. 따라서 기업은행 부행장 가운데 2명 정도가 자회사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부행장 인사가 이뤄져야 하고, 그래야만 ‘원샷인사’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자회사 대표 인사가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이 대표 후보를 추천했지만, 청와대 인사 검증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대표 선임을 위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행 자회사 인사는 물론 기업은행의 원샷인사도 덩달아 늦춰지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