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이 ‘해외 자산배분형펀드’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이 펀드는 글로벌 증시 상황에 따라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주식·채권 등에 골고루 분산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최근 상담하는 자산가들에게 꼭 권하는 상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산배분펀드에 뭉칫돈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자금이 가장 많이 순유입된 해외 자산배분펀드는 938억원이 들어온 ‘블랙록글로벌자산배분(A)’ 펀드다. 지역별로는 미국에 60%, 그 외 지역에 40%를 투자하고 상품 중에선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넣는다. 총 40여개 국가, 700여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7일 기준)은 4.34%, 3년 수익률은 20.06%다.

‘삼성미국다이나믹자산배분(H)’은 삼성증권 지점을 통해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주식과 채권에 40%씩 투자한다. 나머지 20%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A클래스 기준 올해 순유입액은 294억원이다.

해외 자산배분에 더해 꾸준한 이자수익(인컴)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미국 등 해외 고배당주와 하이일드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프랭클린미국인컴’ ‘블랙록월지급글로벌멀티에셋인컴’ 펀드 등에 돈을 넣고 있다.

○안정적 수익+선진국 투자 이점

해외 자산배분펀드의 인기 비결은 투자위험이 높지도 낮지도 않은 해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란 점이다. 채권형펀드보다는 기대수익률이 높고 주식형펀드보다 위험이 낮은 상품을 원하는 자산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 주요 투자지역이 미국 유럽 등이어서 선진국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김규범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부장은 “블랙록자산배분이나 프랭클린미국인컴펀드는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금리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큰 상품”이라고 말했다.

○자산배분펀드 출시 활발

해외 자산배분펀드가 인기를 끌자 신규 상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지난 5월 ‘글로벌멀티에셋인컴’ 펀드를 출시했고 알리안츠자산운용은 ‘레인보우자산배분’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인 ‘삼성글로벌올에셋’을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MSCI 월드지수 같은 세계 주가지수를 따르는 ETF, 글로벌 채권지수 ETF, 원자재 등에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