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탈리 존스 부의전장 "정상 방한때 청와대 취타대 연주 인상적"
“한국의 외교 의전에는 깊은 역사와 전통이 깃들어 있습니다.”

‘제2차 세계의전장회의’를 위해 방한한 나탈리 존스 미국 부의전장(사진)은 8일 “한국의 의전에 감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의전장회의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의전장이 2년마다 모여 의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다. 한국은 주도국인 미국의 요청으로 워싱턴에 이어 두 번째 개최지로 선정됐다. 한국의 높아진 의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때부터 의전을 전담해온 존스 부의전장은 한국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의전 시스템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부터 한국과 일하면서 느낀 점은 하나의 패키지처럼 의전팀이 조직화돼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 사람들은 의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작은 부분 하나에도 진지하게 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국빈 행사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선 정조 때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의전 기록을 담은 ‘원행을묘정리의궤’가 소개됐다. 존스 부의전장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의전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발전시켜왔는지 알 수 있다”며 “200년 이상의 풍부한 의전 유산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가지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각국 정상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 앞에서 열리는 취타대 연주도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의 전통음악이 특색 있는 의전행사로 전해 내려오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존스 부의전장은 의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존엄성’과 ‘균형’을 꼽으면서 “한국의 의전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동시에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했다. “의전이 어려운 이유는 매뉴얼이 없고 정답도 없기 때문이죠. 이번 회의를 비롯해 한국이 더 많은 국제행사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의전 강국이 되길 기대합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