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배당금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라’며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뉴욕의 헤지펀드인 페리캐피털과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약트먼애셋매니지먼트, 아티산파트너스 등은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비공식 회의에서 더 많은 주주 환원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는 삼성전자가 600억달러(약 60조원)가 넘는 사상 최대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주주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의 7.2%를 배당으로 지급했다. WSJ는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인텔 애플 TSMC 등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삼성의 배당수익률은 1%로 경쟁사의 절반 선”이라고 전했다. 또 “2007년 이후엔 자사주 매입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SJ는 삼성전자의 상황이 2년 전 애플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애플은 10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했고, 칼 아이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공개적인 압박을 받았다. 결국 애플은 7 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시행하고, 배당액과 자사주 매입금액을 늘렸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