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도 물걱정 없는 중부…"4대강 효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강수량 절반 줄어도 16개보 저수량 넉넉
‘마른장마’ 탓에 최근 한 달(6월8일~7월9일)간 강수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 이상 줄어든 경기 여주시. 9일 벼농사가 한창인 이포2리 논에는 그러나 물이 넘쳐났다. 이포보 상류에 있는 이곳 농지 수로엔 물이 끊임없이 흘러들었다. 강수량 부족으로 논 주변 자연 개천이 바닥을 드러낸 것과 대조적이다.
최충렬 이포2리 이장은 “4대강 사업 때 주변 금사저수지 둑을 높여 저수량을 늘리는 공사를 함께했다”며 “공사 뒤 요즘처럼 비가 안 내려도 논에 물 댈 걱정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남한강 상류 쪽으로 이동하자 능서면에 있는 ‘능서1 양수장’이 나타났다. 이 양수장은 한강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능서면 일대 농지에 공급한다. 이민상 한국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 과장은 “네 개 대형 펌프로 주변 농지에 물을 대는데 4대강 공사 이전엔 수심이 낮아 펌프 가동이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장마전선이 제주와 남부지방을 오르내리면서 경기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1981~2010년 평균값)의 절반 수준인 56.2㎜와 77.6㎜에 그쳤다.
4대강 16개보가 '6억 t 물탱크' 효과
"한달간 큰 비 안와도 농업용수 충분"
중부지방 강수량 급감이 원인이었다. 실제 여주 지역 최근 1개월간 강수량은 43㎜로 작년 같은 기간의 25.9%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마실 물과 농업·공업용수 부족이나 가뭄 피해 소식은 아직 없다. 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올해 최고 210만t의 식량 부족이 예상되는 북한과 크게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반토막난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물 걱정’이 사라진 배경엔 4대강 사업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을 가두는 보(洑)와 강바닥 흙을 긁어낸 준설 공사,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등이 저수량을 크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건설한 16개 보의 저수량은 6억2000만t에 달한다. 1억t 규모의 중형 댐 6개 저수량을 추가 확보한 것이다.
강 바닥 흙을 걷어내고 보 건설로 높아진 수위를 맞추기 위해 전국 110개 대형 저수지 둑을 최고 15m 높인 것도 농사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현재 81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완료됐으며 연말까지 110개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2억3000만가량의 물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국 3372개의 주요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는 농어촌공사 이명준 수자원운영처장은 “올 상반기 강수량은 332.2㎜로 평년(459㎜)보다 27.7%나 감소했지만 평균 저수율은 평년(60%) 대비 17%만 줄어든 43% 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에서 가장 큰 문경댐 저수량이 2700만t인 것을 감안하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문경댐 8.5개 분량의 수자원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라며 “앞으로 한 달가량 큰 비가 오지 않아도 농업용수 걱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4대강 사업이 가뭄뿐만 아니라 홍수 방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한반도를 강타한 2012년 8월 4대강 유역의 평균 홍수위(여름철 하천 최고 수위)는 보를 설치하기 이전인 2008~2009년 여름보다 평균 3m가량 낮아졌다.
수자원학회장인 한건연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강 본류 폭이 넓어지고 바닥도 깊어져 물을 담는 공간이 커지면서 강 지류를 흐르는 물도 잘 빠지게 돼 가뭄과 홍수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4대강 사업 추진본부장을 지낸 심명필 대한토목학회장(인하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꾸준한 유지 보수를 통해 국토 이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여주=김동현 기자 kph21c@hankyung.com
최충렬 이포2리 이장은 “4대강 사업 때 주변 금사저수지 둑을 높여 저수량을 늘리는 공사를 함께했다”며 “공사 뒤 요즘처럼 비가 안 내려도 논에 물 댈 걱정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남한강 상류 쪽으로 이동하자 능서면에 있는 ‘능서1 양수장’이 나타났다. 이 양수장은 한강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능서면 일대 농지에 공급한다. 이민상 한국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 과장은 “네 개 대형 펌프로 주변 농지에 물을 대는데 4대강 공사 이전엔 수심이 낮아 펌프 가동이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장마전선이 제주와 남부지방을 오르내리면서 경기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1981~2010년 평균값)의 절반 수준인 56.2㎜와 77.6㎜에 그쳤다.
4대강 16개보가 '6억 t 물탱크' 효과
"한달간 큰 비 안와도 농업용수 충분"
중부지방 강수량 급감이 원인이었다. 실제 여주 지역 최근 1개월간 강수량은 43㎜로 작년 같은 기간의 25.9%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마실 물과 농업·공업용수 부족이나 가뭄 피해 소식은 아직 없다. 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올해 최고 210만t의 식량 부족이 예상되는 북한과 크게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반토막난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물 걱정’이 사라진 배경엔 4대강 사업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을 가두는 보(洑)와 강바닥 흙을 긁어낸 준설 공사,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등이 저수량을 크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건설한 16개 보의 저수량은 6억2000만t에 달한다. 1억t 규모의 중형 댐 6개 저수량을 추가 확보한 것이다.
강 바닥 흙을 걷어내고 보 건설로 높아진 수위를 맞추기 위해 전국 110개 대형 저수지 둑을 최고 15m 높인 것도 농사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현재 81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완료됐으며 연말까지 110개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2억3000만가량의 물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국 3372개의 주요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는 농어촌공사 이명준 수자원운영처장은 “올 상반기 강수량은 332.2㎜로 평년(459㎜)보다 27.7%나 감소했지만 평균 저수율은 평년(60%) 대비 17%만 줄어든 43% 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에서 가장 큰 문경댐 저수량이 2700만t인 것을 감안하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문경댐 8.5개 분량의 수자원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라며 “앞으로 한 달가량 큰 비가 오지 않아도 농업용수 걱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4대강 사업이 가뭄뿐만 아니라 홍수 방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한반도를 강타한 2012년 8월 4대강 유역의 평균 홍수위(여름철 하천 최고 수위)는 보를 설치하기 이전인 2008~2009년 여름보다 평균 3m가량 낮아졌다.
수자원학회장인 한건연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강 본류 폭이 넓어지고 바닥도 깊어져 물을 담는 공간이 커지면서 강 지류를 흐르는 물도 잘 빠지게 돼 가뭄과 홍수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4대강 사업 추진본부장을 지낸 심명필 대한토목학회장(인하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꾸준한 유지 보수를 통해 국토 이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여주=김동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