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S의 제어 프로그램 등
그룹사 연계해 '시너지'
LGD 공장 조명 LED로 교체
사업장 '테스트 베드'로 활용
2000억弗 시장 공략 나서
LG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와 LG이노텍의 LED,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LG전자의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LG CNS의 제어프로그램 등 계열사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LG는 9일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맡고 있는 각 계열사 임원과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LG 그린경영 포럼’을 열고 사업 확대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LG “에너지 솔루션 시장 잡아라”
LG 계열사들이 벌이고 있는 LED, ESS, BEMS 등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성장잠재력은 상당하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사용과 이를 위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LED, ESS, BEMS 등 3개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2억달러에서 2020년 200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에너지 절약 솔루션이 미래형 사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2012년 10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선도 추진 회의’를 열고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 엔진의 한 축으로 결정하고 관련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LG이노텍이 LED로 1조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LG전자의 LED조명 사업도 아직 매출이 많지 않다. LG화학의 ESS사업 역시 지난해 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LG는 그러나 단기 성과보다는 앞을 내다보고 에너지 솔루션 분야 기술개발과 사업 확대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룹사 간 역량 한데 모은다
LG그룹은 이를 위해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데 모으기로 했다. LG그룹은 2012년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그룹사들이 힘을 모아 공동 개발한 G시리즈를 내놓으며 고비를 넘겼다.
일단 그룹 내 사업장을 ‘테스트 베드(시험대)’로 삼기로 했다. 신규 분야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처를 확보하려면 성과를 낸 사례를 만드는 게 급선무인 까닭이다.
LG디스플레이 공장의 조명을 LED로 바꾼 것을 비롯해 현재 LG화학의 전북 익산 사업장에도 23㎿h급의 ESS를 설치하고 있다. 단일 공장에 설치한 것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심야시간 등 전기가 쌀 때 ESS에 저장해 놨다가 비쌀 때 꺼내 쓸 수 있다. 이곳에도 LG CNS의 전력 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연간 13억원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대형 ESS를 해외에 팔기 위해서는 설치하고 운영해 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6월 청주 사업장에 BEMS를 적용했다. 건물 내 조명, 냉난방 설비 등에 센서를 달고 이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공조, 조명, 통신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융합하면 누구보다 경쟁력 있는 BEMS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