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서청원 의원 뒤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서청원 의원 뒤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서청원 의원은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을 향해 ‘대권 포기 선언’을 하라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9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 도중 무대 아래로 내려와 김 의원 앞에 서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된 뒤 순수하게 박근혜 대통령만 돕고 2017년 대권 후보를 포기한다고 여기서 선언하라”며 “그렇게 한다면 나도 이 자리에서 중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저는 친박연대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지켰고 감옥까지 갔다 왔지만 욕심이나 사심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국민이 불행해지기 때문에 의리의 서청원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박 대통령이 세종시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반대한 사람이 김 의원”이라고 비판했다. 연설 후 서 의원은 “중대 결정이 뭔지는 그분(김 의원)이 다 알고 있다”며 “오늘 답변을 못 들었지만 기한이 며칠 더 있으니 답변을 들은 뒤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권 도전 포기 요구에 즉답을 피한 채 박 대통령을 돕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김 의원은 “19대 총선 때처럼 백의종군의 자세로 돌아가 박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2년 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3년 후 정권 재창출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에 도전하기엔 현재로선 부족함이 많아 생각이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밝혔다”며 “서 의원이 저를 대권주자로 띄워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다는 서 의원 주장에는 “박근혜 당시 당 대표가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던 것도 맞고, 자급력이 없는 행정부의 비효율성을 막고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업도시를 만들겠다는 주장도 맞아 둘을 절충하자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경산=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