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최 후보자의 정책 철학이 뚜렷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당초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최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이 반대하면서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여야 간사는 10일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회의가 열릴지도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서면답변을 확인한 다음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후보자는 9일 오후 기재위 소속 의원들에게 서면답변서를 발송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경과보고서 채택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취임한 안 사장은 201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것이 확인돼 올해 초부터 야당의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각각 채택했다. 정보위원회도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도덕성 흠결을 주장하는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 여부는 10일 결정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