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주요 2개국(G2)으로 지칭되는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제대화가 위안화 절상과 동남아 해상 영유권 분쟁, 사이버 해킹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그나마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정도의 진전을 이룬 것이 성과로 꼽힌다.

10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된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정치 경제 국제 등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합의 없이 끝났다.

양국은 특히 사이버 안보과 해양 주권문제 등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대립했다.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해양 주권을 확고히 보호하겠다”며 “미국은 객관적이고 공평한 자세를 취하고 지역 평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은 인터넷 분야에서 미·중 간 대화 협력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이 사이버 해킹 혐의로 기소한 인민해방군 5명에 대해 철회를 요구했다. AP통신은 “양측이 지난 5월 중단했던 사이버실무그룹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도 중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할 수 없다”며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한 미국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중국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며 핫머니(투기성 자본) 이동도 아직 비정상적이어서 필요하면 계속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줄이겠다고 밝혀 미국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할 것임을 보여줬다. 또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늘리고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줄이는 한편 2년 내 금리자율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국이 논의 진전을 이룬 분야는 북핵문제다.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대화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떻게 북한을 설득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했다”며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도록 양국이 더 많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제츠 국무위원도 “양국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 밖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8개의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왕양 중국 부총리는 상호투자협정과 관련, “핵심적인 문제와 주요 항목에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