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감독 자존심 지키려다 망신살

정재근 연세대 농구팀 감독이 심판을 향해 박치기를 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살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 결승전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연세대와 고려대가 맞붙었다. 양 팀은 수 차례 역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승부를 벌인 끝에 결국 4쿼터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75-75로 극적인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수들을 비롯해 벤치도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다. 고려대가 이종현과 문성곤의 득점으로 앞서나갔을 때 연세대 박인태가 허훈의 패스를 받아 골밑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인태는 신체 접촉 없이 공을 놓쳐 손쉬운 득점 찬스를 놓쳤다. 심판은 리바운드가 고려대의 차지라고 판정했고, 이는 정확한 결과였다.

그러나 연장 종료 2분여를 남긴 상태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정재근 연세대 감독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코트로 난입했다. 심판을 향해 거칠게 항의를 하던 정 감독은 욕설을 내뱉더니 급기야 심판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충격을 받은 심판은 안면을 붙잡은 뒤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고려대는 팀 파울과 테크니컬 파울로 자유투 4개를 얻어 87-80으로 승리했다. 고려대는 초대 대회 우승팀이 됐다.

이번 대회는 대한농구협회가 야심차게 준비해 열렸다. 한국에서 대학농구리그 상위 4개 대학과 미국, 호주, 중국, 대만, 일본, 필리핀 등 6개국 대학이 참가했고, 아시아-퍼시픽 대학간 친목을 다지는 초대 국제대회로 개최됐다. 승부보다는 친선 성격이 강한 대회였다.

그러나 한국 대학의 양대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연세대와 고려대 결승전에서 심판을 폭행하는 추태로 국제적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달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상대팀 선수의 머리를 이유없이 가격해 ‘깡페페’ 논란을 일으킨 포르투갈 출신 수비수 페페가 떠오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단 역시 2006년 독일월드컵 이탈리아와 결승에서 상대 마테라치가 자신의 가족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경기 도중 그대로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결국 이 실수는 프랑스의 우승 불발로 이어졌다.

정재근 심판 폭행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재근, 박치기 대박” “정재근, 정페페야 등극" “정재근, 왜 하필 박치기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방송 캡쳐/ 앤디 페트릴로 트위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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