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 증시는 포르투갈 악재로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앞서 유럽과 미국 증시는 포르투갈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에 연이어 하락했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 방코 에스프리토 산토(BES)의 지주회사인 에스프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은 전날 단기 부채 상황을 연기했다. ESI는 지난 5월 회계감사에서 13억유로에 달하는 회계 부정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구제금융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됐던 포르투갈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인식과 이같은 상황이 유럽은행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도 부담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로 인한 주요 수출기업의 이익 전망치 하향조정 지속은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도를 제한시킬 소지가 크다"며 "실적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적주 위주의 선별적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 악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호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7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낮추고 경기하강 위험을 강조했다. 정부와의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와 사실상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약세 요인 중 하나가 통화정책에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부와 한은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번 금통위를 계기로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변동성 장세가 전개될 경우 이를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여전히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