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서 불거진 금융불안에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간밤 유럽과 미국 증시가 하락한 데 이어 11일 코스피지수도 2000선을 내주며 하락 중이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프리토 산토(BES)는 지주회사인 에스프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이 단기 채권 상황을 연기했다는 소식에 17% 급락했다. BES를 소유하고 있는 에스프리토 산토 금융그룹(ESFG)도 9% 하락했다.

ESI는 앞선 회계감사에서 13억유로에 달하는 회계 부정이 적발됐고, ESFG와 BES의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번 사태로 구제금융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됐던 포르투갈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인식과 이같은 상황이 유럽은행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마무리 국면으로 판단했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진다면 유로존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BES 건이 유럽 전반의 재정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사건은 은행의 문제가 아닌 모회사 문제"라며 "BES는 지난달 10억4500만유로의 증자에 성공했고, ESFG는 ESI채권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 11억유로 중 7억유로를 충당금으로 설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ES의 영업상에서 부실이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이슈가 은행 전반으로, 유럽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국 증시 영향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오 팀장은 "미 다우지수가 전날 장중 180포인트 이상 하락하다 70포인트까지 낙폭을 줄인 것처럼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1~2일 영향을 받을 수 있겠으나 유럽 증시가 진정되면, 다른 증시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을 보면 이번 이슈의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며 "현재 외국인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130억원 정도를 순매도하고 있는데 이는 중립적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