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
에잇세컨즈
에잇세컨즈(우)
에잇세컨즈(우)
퀼로트는 르네상스 시대 귀족의 상징이었다. 엉덩이 길이로 짧게 부풀린 일종의 ‘호박 바지’였는데 남성 귀족들이 즐겨 입었다. 부와 지위를 상징했지만 1789년 프랑스혁명을 거치면서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남성용이었던 퀼로트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치마 바지’로 변신했다. 언뜻 보면 치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지인 퀼로트 팬츠다.

처음에는 승마용으로 유행하다 여성들이 골프장에서 즐겨 입는 등 주로 스포츠용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는 퀼로트 팬츠는 스포츠용에 국한된 제품이 아니다. 출근할 때 입을 수 있는 정장 느낌 퀼로트 팬츠부터 주말에 가볍게 입을 만한 귀여운 느낌의 제품까지 폭넓게 출시되고 있다.

소재와 기장도 다양해졌다. 미니스커트를 연상케 하는 짤막한 스타일부터 무릎까지 뚝 떨어지는 미디 기장까지 있다 . 통풍이 잘 돼 시원한 데다 활동하기 편리해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부터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까지 앞다퉈 퀼로트 팬츠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이유다.

라인 살리고…무늬는 과감…퀼로트 팬츠, 아찔한 유혹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합리적 가격대의 퀼로트 팬츠를 선보였다. 허리선에 턱을 잡아 항아리 모양으로 여성스러운 선을 살린 제품(2만9900원)은 화이트, 블랙, 블루, 핑크 등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색상별로 갖춰도 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100% 면 소재로 만들어 더운 여름날 시원하게 입을 수 있고 세탁하기 편리하다.

데님 소재로 만든 퀼로트 팬츠(4만9900원)는 주름 장식을 넣어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다. 플레어스커트를 연상시키는 앙증맞은 디자인이다. 플라워 프린트 퀼로트 팬츠(3만9900원)는 허리 부분을 밴드로 처리해 실용적이다. 레이온으로 만들어 촉감이 보들보들하다.

빈폴레이디스의 퀼로트 팬츠(23만9000원)는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제품이다. 허리 부분을 벨트 모양으로 처리해 트렌치코트를 연상케 한다. 베이지 색상인 데다 팬츠 전면에 굵은 주름 장식을 넣어 단정한 느낌을 준다. 겉감은 레이온, 면, 폴리우레탄을 섞어 만들었다.

구호도 블랙, 네이비, 베이지 세 가지 색상의 퀼로트 팬츠(25만8000원)를 출시했다. 민소매 셔츠와 함께 입으면 깔끔한 정장 느낌을 자아낼 수 있는 제품이다. 무릎길이라 슬립온(발등이 미끄러지듯 들어가는 신발)을 신고 입으면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계열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은 야자수 프린트가 경쾌한 퀼로트 팬츠(27만5000원)를 내놨다. 시스루 소재 무채색 민소매 블라우스와 함께 입으면 고급스러워 보이는 제품이다. 한섬의 SJSJ는 조금 더 발랄한 느낌의 퀼로트 팬츠를 내놨다.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든 나풀거리는 느낌의 퀼로트 팬츠(23만5000원), 면 소재를 펀칭디테일(미세한 구멍을 촘촘하게 뚫는 기법) 처리한 퀼로트 팬츠(27만5000원)가 눈에 띄는 제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지컷과 톰보이도 다양한 스타일의 퀼로트 팬츠를 선보였다. 톰보이의 데님 퀼로트 팬츠(11만9000원)는 찢어진 미니 청스커트를 연상케 하는 재치 있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빈티지하게 워싱 처리한 데님으로 톡톡 튀는 느낌을 강조했다.

폴리 새틴 소재로 만든 퀼로트 팬츠(11만9000원)는 랩 스타일이다.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다. 재킷과 함께 입으면 출근용, 티셔츠와 함께 입으면 주말 레저용으로 변신 가능한 제품이다.

지컷은 짧은 플레어 스커트 느낌의 퀼로트 팬츠(17만9000원)를 내놨다. 레이스 디테일을 적용해 귀여우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이 난다. 색상은 카키 한 가지다. 허리 부분의 리본 장식이 돋보이는 퀼로트 팬츠(17만9000원)는 작은 화살표 무늬를 규칙적으로 배치해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색상은 다크그레이 한 가지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