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태블릿PC 시장이 올해 1분기(1~3월)에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5.5인치 이상 대화면을 탑재한 ‘패블릿’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7인치대 소형 태블릿PC가 주목받지 못하게 된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11일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인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560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5900만대) 5% 줄어든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애플이 2010년 최초의 태블릿PC 제품인 아이패드 첫 버전을 내놓은 이래 처음이다.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태블릿PC 전체 출하량 전망도 기존의 3억1500만대에서 2억8500만대로 하향 조정하고, 2017년에는 연간 성장률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1분기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지만 지난 5월 발표한 ‘2014년 태블릿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태블릿PC 판매량 전망치를 2억6090만대에서 2억454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태블릿PC 성장이 둔화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패블릿의 약진이다. 5.5인치 이상 대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인 패블릿이 인기를 얻으며 7인치대 소형 태블릿PC 시장을 잠식했다는 것이다. 7.9인치의 애플 아이패드 미니, 7인치의 구글 넥서스7 등이 대표적인 7인치대 태블릿PC다. 이에 태블릿PC 제조사들은 다시 8~10인치대의 대형 태블릿PC 위주로 라인업을 짤 것으로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전망했다.

신제품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태블릿PC는 동영상 시청·게임·전자책 독서 등에 쓰여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며 음성통화·메시징에 이용하는 스마트폰보다 교체 주기가 길다는 것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