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7·30 재보선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결기를 드러내며 불꽃 경쟁에 돌입했다.

공식 선거운동은 17일부터 시작이지만 후보 등록을 마친 첫 주말인 13일 여야는 각 후보 진영을 중심으로 사실상 '선거 모드'에 들어갔다.

역대 최대인 15개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규모도 규모려니와 지역도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해 '미니총선'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 147석으로 지방선거를 거치며 절대 과반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새누리당은 잃어버린 10개 지역구를 모두 되찾아야 원칙적 의미의 '본전'이지만, 원내 과반 회복을 현실적 목표로 내세웠다. 일단 산술적으로 4석만 건지면 과반목표는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15개 지역 가운데 야당이 차지했던 5개를 수성하고 '+α'가 있으면 성공이라고 기준을 한껏 낮췄다.

여야 모두 초반 판세에 대해선 "안갯속"이라고 고개를 젓는 분위기다.

워낙 등록 직전에 후보가 확정된 곳이 많은데다 권은희 전 수사과장 공천과 같이 민감한 결정이 막판 터져나와 그 영향력을 가늠하기가 현재로선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애초 야당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쳤던 상황에서는 상당한 상황변화가 있었다는 데에는 여야의 분석이 일치한다.

지난 6·4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의 승리라고 규정하기 애매하게 비슷한 수준에서 지역을 나눠가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대 격전지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 정의당 노회찬 후보까지 3파전을 벌이는 동작을이다.

새누리당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에게 패한 나 후보를 내세워 서울시부시장 출신의 '박원순맨' 기동민 후보와 '리턴매치'를 치른다는 방침이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출마를 희망했던 기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하고 공천잡음을 잠재우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노회찬 후보와 야권 지지를 나눠가져야 하는 게 부담이다. 자칫하면 나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게 되는 것이다.

동작을의 경우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인지도와 지명도를 등에 업은 나 후보가 일단 두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수도권의 중심격인 '수원벨트'도 전체적인 재보선의 승패를 가를 요충지다.

무려 3곳에서나 재보선이 치러지는 수원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새누리당 임태희 전 의원과 경기도지사 출신의 새정치연합 손학규 고문이 지역을 엇갈려 출마한다.

임 전 의원은 애초 경기 평택을을 희망했다 수원정(영통)에 전략공천됐고, 손 고문은 수원병(팔달)에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됐다.

거물급 인사의 정면 승부는 아니지만 수원 3곳의 보궐선거는 결국 '패키지'로 치러지는 만큼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각오하고 있다.

수원정은 전통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현재로선 여야 모두 박빙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수원병은 손 고문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뚜껑은 열어볼 때까지 알 수 없다.

경기 김포도 지역출신 사업가인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와 야당 대권주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고, 평택을 역시 정치신인인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와 3선의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 쌍용차노조 지부장 출신 무소속 김득중 후보의 3파전이 팽팽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인 서갑원 전 의원이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후보로 출전하는 전남 순천·곡성은 야당의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권은희 전 수사과장이 출마하는 광주 광산을도 새정치연합의 승리가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이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한 울산 남을은 새누리당 박맹우 후보가 승기를 잡아가고 있고, 부산 해운대·기장갑도 새누리당 배덕광 후보가 새정치연합 윤준호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게 여야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충청권에서는 충남 서산·태안은 새누리당이, 대전 대덕과 충북 충주는 새정치연합이 각각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