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빗물된장찌개 - 백미아 (1967~)
에어컨 놓기엔 엄두가 나지 않던 어린 시절, 여름 아지랑이 무섭게 피어나는 창문 밖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시원한 비라도 내려주지 않을까 바라보던 하늘. 이윽고 검은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이 세상을 식히고 어머니가 차려주신 따스한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던 시절에선 벗어났지만 문득 빗소리 자장가 삼아 잠들던 작은 집 생각이 드는 건 무슨 까닭일까요.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