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경마장 OUT' 피켓 들고…"박근혜 선배님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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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500m내 학교만 6곳
朴대통령 후배 성심여중·고생 "학습분위기 해친다" 호소문
마사회 "200m규정 문제 안돼"
朴대통령 후배 성심여중·고생 "학습분위기 해친다" 호소문
마사회 "200m규정 문제 안돼"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성심여중·고 재학생 40명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손엔 ‘다음 시험 범위는 도박?’이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홍성연 양(성심여중 3)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학교 선배님이시자 우리나라의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글을 올린다”며 호소문을 읽기 시작했다. 홍양은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며 한탕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이 끝난 뒤 학생들은 박 대통령 앞으로 쓴 청원엽서 1300장을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지난달 28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용산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대 주민들과 한국마사회 간 대립은 마사회가 경마장 입장객을 가로막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회원 등 17명을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지난 6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는 등 정치권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중재 노력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과천 부산 제주 등에 있는 경마장에서 열리는 경기가 생중계되는 화상경마장은 전국에 30곳이 있다. 경마장에서처럼 마권을 구입하고 승부를 맞히면 배당금이 주어진다. 마사회는 이 가운데 용산역 인근에 있던 기존 화상경마장을 한강로3가로 이전하는 신청서를 2010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해 승인을 얻었다. 18층 규모의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초 공사를 마쳤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전 계획은 지난 5월부터 틀어졌다. 4월부터 주민들이 “화상경마장 반경 500m 안에 성심여중·고, 선린중 등 학교 6곳과 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밀집해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며 반대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후배들이 기자회견을 연 배경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사회 측은 “적법하게 지은 건물”이라고 맞서고 있다. 화상경마장이 성심여중·고로부터 235m 떨어져 학교보건법이 정한 학교정화구역인 반경 200m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용현 마사회 홍보팀장은 “환경미화·질서유지요원 40여명을 고용하고, 귀가하는 여학생들을 위해 경호업체 직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며 “이번주 안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방 대책위 공동대표는 “마사회 측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싶다면 먼저 주민들에 대한 고소부터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마이크를 잡은 홍성연 양(성심여중 3)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학교 선배님이시자 우리나라의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글을 올린다”며 호소문을 읽기 시작했다. 홍양은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며 한탕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이 끝난 뒤 학생들은 박 대통령 앞으로 쓴 청원엽서 1300장을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지난달 28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용산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대 주민들과 한국마사회 간 대립은 마사회가 경마장 입장객을 가로막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회원 등 17명을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지난 6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는 등 정치권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중재 노력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과천 부산 제주 등에 있는 경마장에서 열리는 경기가 생중계되는 화상경마장은 전국에 30곳이 있다. 경마장에서처럼 마권을 구입하고 승부를 맞히면 배당금이 주어진다. 마사회는 이 가운데 용산역 인근에 있던 기존 화상경마장을 한강로3가로 이전하는 신청서를 2010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해 승인을 얻었다. 18층 규모의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초 공사를 마쳤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전 계획은 지난 5월부터 틀어졌다. 4월부터 주민들이 “화상경마장 반경 500m 안에 성심여중·고, 선린중 등 학교 6곳과 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밀집해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며 반대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후배들이 기자회견을 연 배경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사회 측은 “적법하게 지은 건물”이라고 맞서고 있다. 화상경마장이 성심여중·고로부터 235m 떨어져 학교보건법이 정한 학교정화구역인 반경 200m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용현 마사회 홍보팀장은 “환경미화·질서유지요원 40여명을 고용하고, 귀가하는 여학생들을 위해 경호업체 직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며 “이번주 안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방 대책위 공동대표는 “마사회 측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싶다면 먼저 주민들에 대한 고소부터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