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효성이 직접 운영…수익성 여부 '주목'
○혈세 둥둥 떠다닌 인공섬
서울 반포대교 남단 수상에 건설한 3개의 인공섬인 세빛둥둥섬은 2009년 3월 착공해 총 사업비 1390억원을 들여 2011년 9월 완공됐다. 시행사인 (주)플로섬이 30년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하는 민간 투자사업(BOT) 방식으로 추진됐다. 플로섬의 최대주주는 57.8%의 지분을 보유한 효성이다.
세빛둥둥섬은 2011년 5월 부분 개장 당시부터 세금을 낭비한 ‘전시·홍보성 사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전면 개장 목표 시기는 완공 직후인 2011년 9월이었지만 집중 호우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운영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2년 넘게 지체됐다. 플로섬의 2대주주는 29.9%(128억원)의 지분을 보유한 서울시 산하 SH공사여서 ‘시민 혈세가 둥둥 떠다닌다’는 비판도 시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특히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이후 세빛둥둥섬 사업은 부침을 겪었다. 서울시는 2012년 7월 세빛둥둥섬 사업이 시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투자비도 기존 662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총체적 부실 속에 추진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의 개장 연기 방침에 효성은 3년간 200억원이 넘는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만 했다.
서울시와 효성은 완공 후 2년이 지난 지난해 9월에서야 세빛둥둥섬 운영 정상화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양측은 당초 사업 시행사가 세빛둥둥섬을 30년 무상 사용하기로 한 기존 협약을 바꿔 20년 무상 사용·10년 유상 사용으로 변경했다.
○대주주가 직접 섬 운영
세빛둥둥섬 운영은 플로섬의 대주주인 효성이 직접 맡는다. 당초 플로섬은 운영사를 선정하려고 했으나 월 10억원에 육박하는 임대료를 낼 업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효성은 플로섬에 앞으로 5년간 매년 90억원을 내고 운영을 맡기로 했다.
효성은 세빛둥둥섬의 새 이름인 ‘세빛섬(some sevit)’은 ‘오섬(awesome·경탄할 만한)’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세 개의 섬은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으로 이름 붙였다. 가빛섬에는 이탈리아 식당과 결혼식·연회를 열 수 있는 컨벤션홀 등이 들어서 이미 4월 말부터 운영 중이다. 채빛섬에는 이달 22일 뷔페 레스토랑이 개장하고 리테일숍 등을 유치할 예정이다. 솔빛섬에는 수상레저시설이 들어선다.
이에 따라 세빛둥둥섬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할 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세빛둥둥섬 내 전시·공연 프로그램에 대해 사전 공공성 심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011년 부분 개장 때 명품 브랜드 펜디의 모피 패션쇼를 열었다가 쏟아졌던 여론의 비난을 의식해서다.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고급 공연·전시 등의 프로그램을 세빛둥둥섬에서 열 수 있게 될지가 변수다. 효성 관계자는 “서울 시민이 아끼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박해영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