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치적 갈등, 자주 오가면 풀릴 수 있어"
“부부 싸움에서 자식들이 하는 것처럼 관광공사가 민간 중재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관광의 밤, 인(in) 도쿄’ 행사를 위해 일본을 찾은 변추석 관광공사 사장(사진)은 14일 도쿄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양국 국민이 서로 오가면 정치권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쿄는 변 사장이 지난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찾은 곳이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일본은 한국 관광시장을 먹여살려 왔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한·일 간 관계가 악화됐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관계 악화에 엔저까지 겹치면서 지난 1~5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 중국 등 다른 지역의 높은 성장세와 비교된다. 이 기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감소율(-4%)을 크게 웃돈다. 이런 위기감이 변 사장을 일본인 관광객 유치의 ‘첨병’이 되게 했다. 그는 “국내 여행업계는 물론 의료·공연 관광 관련 업계 사람들과 함께 왔다”며 “침체된 일본인의 한국 관광이 회복되도록 하기 위해 일본 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일본여행업협회(JATA) 등과 상호 협력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 한류팬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그룹 ‘빅뱅’이 출연하는 TV 광고도 처음 공개됐다. 빅뱅이 직접 출연해 한국 음식의 매력과 K팝의 우수성을 일본 전국으로 알릴 예정이다. 변 사장은 “일본에서 활약 중인 프로골프 선수 이보미 씨를 한국관광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해 일본 중·장년층의 마음도 돌려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인 디자인과 관광의 관계에 대해 “미래의 관광은 ‘융합’이 대세”라며 “요즘 도시 계획을 도시 디자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단순히 시각적인 것뿐 아니라 융·복합을 실현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한국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관광 개념을 산업에 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중앙대 공예학과를 졸업한 뒤 18년간 광고회사인 LG애드에서 일하다 2000년부터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비서실 홍보팀장을 맡았다.

이날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한국관광의 밤 행사에는 일본 관광청과 한국여행업협회(KATA) 등 한·일 관광 관련 인사 160명이 참가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