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의 우승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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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홀 '알바트로스성 이글'…브리티시女오픈 역전 드라마
박인비 4위…그랜드슬램 놓쳐
박인비 4위…그랜드슬램 놓쳐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모 마틴이 14일 영국 랭커셔의 로열버크데일G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7/AA.8890117.1.jpg)
마틴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바로 그의 할아버지다. 마틴의 할아버지 링컨은 오랜 기간 손녀의 옆을 지키다 지난 3월 102세로 세상을 떠났다. 마틴은 미국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평온한 성품을 가진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쁜 말을 한 적이 없고 매사에 감사하며 친절하고 똑똑한 분이었다”며 “내 생애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링컨은 90~100세의 고령에도 손녀를 위해 2부투어와 LPGA투어를 따라다니는 정성으로도 유명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링컨이 손녀보다 더 유명하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마틴은 아버지가 60세 때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바람에 할아버지에 대한 정이 더욱 애틋했다고 한다.
전립선암과 피부암을 앓던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마틴은 9시간을 직접 운전해 달려간 끝에 새벽 3시30분 할아버지 곁에 도착했고 링컨은 손녀와 함께 하루를 더 보내고 나서 눈을 감았다.
‘단타자’인 마틴은 이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3번 페어웨이우드샷이 딱딱한 지면을 타고 굴러 깃대를 맞히고 멈추는 ‘알바트로스성 이글’을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는 우승컵을 품에 안고 “올해 첫 이글이 마침 이때 나왔다. 내 생애 최고의 샷이었다”며 기뻐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다. 박인비는 선두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러프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버디는 3개에 그치고 더블 보기 1개, 보기 6개를 쏟아내며 5타를 잃고 합계 1오버파 4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