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펀드에 한 달 새 26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배당 확대 정책 기대감이 일고 있는 데다 배당주펀드가 연초 이후 5.57%의 수익률로 국내주식형펀드(-0.23%) 대비 견조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1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9개 배당주펀드(공모형, 11일 기준)에 최근 한 달간 261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일반주식형펀드에서 같은 기간 4279억원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유입자금의 70%가 5개 펀드에 집중, 이들 펀드 설정액이 한 달 새 각각 100억~800억원 불었다.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804억원)다. 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본부장은 “대부분의 배당주펀드가 배당주와 우선주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여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주식을 매수하면서 현재보다 높은 가격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 채권투자를 병행해 콜프리미엄 채권이자 등으로 수익을 보완한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 펀드 수익률(A클래스 기준)도 △연초 이후 8.36% △1년 20.44% △2년 33.30%로 배당주펀드 평균수익률(5.70%, 15.18%, 29.09%)을 모두 웃돈다.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주펀드 3인방도 자금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표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의 자금 쏠림이 심했지만 올 들어서는 ‘신영프라임배당’ ‘신영고배당’으로 투자자 관심이 분산됐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신영운용이 배당주, 우선주 투자에 가장 오래된 운용 경력이 있고, 3개 펀드 모두 같은 팀이 운용하다 보니 성과가 비슷하다”며 “‘신영밸류고배당’이 1조7000억원으로 커진 데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유연한 운용이 가능한 ‘신영프라임배당’ ‘신영고배당’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배당주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관심을 모은다. 한 달 새 101억원의 기관 자금을 모은 ‘한화글로벌배당주(자)’가 대표적이다.

박준우 한화운용 매니저는 “28개국 고배당주에 분산 투자한다”며 “배당성과가 견조한 선진국 주식은 물론 상대적으로 고배당 성향을 지닌 이머징국가 주식으로 수익률을 보완, 벤치마크(기준 수익률)를 웃도는 성과를 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