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직원 인사평가 결과를 본인에게 통보하기로 했다. 투명한 인사를 위해서다. 직원의 영업점 최소 근무기간도 종전보다 1년 늘리기로 했다. ‘줄서기’ 문화를 없애고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연공서열식 평가 관행 없앤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인사 혁신 태스크포스(TF) 활동을 마무리하고 20개 개선과제를 도출해 최근 경영협의회에 보고했다. 국민은행은 직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개선과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투명한 인사를 위해 인사평가 결과를 직원들에게 통보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고과평가를 하고서도 결과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는 다른 국내 은행도 마찬가지다. 보수적인 은행 문화 특성 때문이다.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 갈등을 막기 위한 이유도 있다.

개인이 아닌 지점 또는 부서에 대한 평가 결과에만 성과급이 연동되기 때문에 굳이 개인 평가 결과를 알 이유도 없었다. 다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정성평가가 아닌 실적에 기반한 정량평가 결과는 통보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결과를 모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실력이 모자란데도 승진 때가 되면 후하게 평가해주는 연공서열식 평가 관행을 없애겠다는 의지다.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직원에게 미리 본인의 ‘수준’을 알려주고, 업무를 독려한다는 취지도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승진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개인 평가 결과를 연봉에 반영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평가결과 통보는 하반기에 노조와 협의를 거쳐 시스템을 마련해 이르면 내년 말부터 할 계획이다.

○영업점 근무기간 늘려

줄서기 문화를 근절하고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안도 마련됐다. 영업점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본점에서 근무하다가 영업점으로 발령 날 경우 최소 2년 이상 근무해야 다시 본점으로 돌아올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1년 뒤면 돌아올 수 있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승진을 고려해 간부들과의 ‘눈 마주치기’가 유리한 본점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하다”며 “제대로 영업을 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2년이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신입행원의 영업점 최소 근무기간도 종전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 영업맨을 키우기 위해서다. 아울러 임원부터 행원까지 한 번에 인사를 하는 ‘원샷 인사’도 실시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 개선안”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공모제도 활성화한다. 신설 점포에 대해서는 내부 공모를 통해 지점장을 선발하기로 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보직의 경우 외부 공모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