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자와 패자의 포옹 > 새누리당 신임 당대표에 선출된 김무성 의원(뒤편)이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2등을 차지한 서청원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승자와 패자의 포옹 > 새누리당 신임 당대표에 선출된 김무성 의원(뒤편)이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2등을 차지한 서청원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근혜계 비(非)주류인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로 뽑히면서 친박 주류 중심의 당내 핵심 권력 지형도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임 김 대표는 당헌·당규에 규정된 2년 임기를 모두 채울 경우 2016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관장하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한다.

김 대표가 ‘건전한 청와대 견제’를 누누이 강조해온 데다 비주류 인사들이 지도부에 대거 들어가면서 향후 당·청 관계도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주류·비주류 간 계파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도 관심이다.

○“양극화 고리 끊어야”

[새누리 김무성 대표체제 출범] 비주류로 '권력 이동'…김무성 "국민여론 가감없이 靑에 전달"
김 대표는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후보 연설에서 경제 성장과 분배를 책임지는 정책 정당 혁신안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 최우선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라며 “지난 14년간 한국의 경제 규모는 두 배 이상 커졌지만 많은 국민은 아직까지 의식주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극화를 부추기는 불공정한 게임의 룰이 한국 사회를 짓누르면서 경제성장으로 지탱해온 한국 자본주의는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먼저 혁신해 분노한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이 앞장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통한 성장 과실이 일반 서민에게까지 정의롭게 나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개혁 등 정당 민주화 시동

김 대표가 당내 최대 혁신 과제로 꼽고 있는 것이 정당 민주화다. 쌍방향적 당·청 관계 회복, 공천 개혁, 인사 탕평 등 정당 민주화를 위해 내세운 3대 혁신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그는 쌍방향적 당·청 관계 구축을 위해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회동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당선 결정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은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돼서 국민 여론을 모두 경청한 뒤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충실히 전달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 점이 부족했다”며 “중요 의제는 (당·청) 정례 회동을 통한 쌍방향 대화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 보수혁신의 아이콘이 돼 현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천 개혁과 관련해 전략공천 배제와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을 제시했다. 친박 주류에 치우쳤던 당내 인사 시스템도 손질해 그동안 소외됐던 비주류·비박 인물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주류·비주류 간 갈등 심화되나

비주류 좌장인 김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당내 권력 구도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대표 선출로 친박 주류와 비주류 간 당내 파워시프트(권력이동)가 이뤄질 것”이라며 “비주류·비박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동안 잠재해 있던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김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잊을 건 잊고 포용하겠다. 그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 “자격이 부족하다”며 대권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이번 당 대표 취임으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당내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김무성 대표 약력

△부산(63) △중동고, 한양대 경영학과 △김영삼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 △대통령 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 △한나라당 원내대표 △15~19대 국회의원 △박근혜 대통령 후보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이정호/은정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