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의 보수 수준을 조사했더니 일반 직장인의 17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민간연구소 하이페이센터는 1990년대 이후 주요기업 경영진과 보통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60배에서 177배까지 벌어졌다며 치솟는 경영진 임금에 대한 규제대책을 촉구했다.

14 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지난해 상장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인상하려면 50% 주주 의결을 거치도 록 했는데도 효과는 미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런던 FTSE 증시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의 평균연봉은 470 만 파운드(약 82억원)로 전년도 410만 파운드(71억원)보다 15% 상승했다.

영국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2만6500파운드(4621만원)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신규 일자리 5곳 가운데 4곳의 평균임금은 주 40시간 근로기준 1만6640 파운드(2900만원)로 이보다 더 열악했다.

연구소는 경제적 성장의 보상이 이른바 소수 엘리트 계층에 쏠리는 현상이 심화해 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100대 기업 경영진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주인공은 광고그룹 WPP의 마틴 소렐 최고경영자로 급여와 성과급으 로 3000만 파운드(523억원)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업체 버버리의 신임 최고경영자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1000만 파운 드 수준의 보수인상안이 최근 주총에서 부결돼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데보러 하그리브스 하이페이센터 이사는 “현행 주총 규정만으로는 경영진 보수의 과도한 상승을 막기 어렵다”며 “공정한 임금체계 정착을 위해 경영진 보수상한제 같은 적극적인 개혁조치가 요구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