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2년차 코스피 82%…이명박 땐 132% 상승 랠리
1기·2기 교체할 때 주로 올라
노태우, 건설·노무현, 中관련주…정책모멘텀 따라 수혜주 달라
부동산·내수 살리기에 총력…건설·은행·증권株 수혜 볼 듯
16일 코스피지수는 0.04% 오른 2013.4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61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날 장기 박스권 최상단이라는 코스피지수 2010선에 도달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연이어 상승한 것은 새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며 “최근 소비·유통·해운 관련 종목이 많이 오른 것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과거 정부에서 집권 2년차 내지 2기 경제팀 출범 전후 시기가 증시 상승과 이어진 사례가 많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2년차인 1999~2000년 랠리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82.8%, 코스닥지수는 240.7% 올랐다. 이명박 정부 2년차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코스피지수는 132.3%, 코스닥지수는 79.6% 상승하는 랠리가 지속됐다.
대신증권이 역대 정부 경제팀의 분기별 실적을 분석한 결과도 유사했다. 각 정부 1기 경제팀과 2기 경제팀이 교대하는 1년차 4분기와 2년차 1, 2분기에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는 2기 윤증현 경제팀이 들어서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평균주가 상승률이 2년차 1분기 13.4%, 2분기 14.8%, 3분기 9.9% 식으로 순식간에 고속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대중 정부 때도 집권 1년차 4분기와 2년차 1, 2분기에 분기당 평균주가가 23.4~51.3% 올랐다.
각 정부별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 중에는 정부정책과 밀접한 관련을 맺은 종목이 많았다. 노태우 정부에선 KCC(86.9%), 한일시멘트(79.9%) 등 주택 200만가구 건설 수혜주가 부각됐다. 김영삼 정부에선 시장개방에 따라 삼성전자(388.5%), SK텔레콤(357.5%) 등 업종대표주가 각광받았다. 김대중 정부에선 신용카드 활성화 등 내수진작책으로 신세계(566.3%), 롯데칠성(661.9%) 등 내수주가 약진했다. 노무현 정부의 대중국 관련주와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정책 영향을 받은 ‘전차군단’ 대형주도 비슷한 사례다.
○부동산·내수 양대축 될까
증시 관계자들은 최경환 경제팀이 증시 상승동력을 살리는 불씨가 부동산 관련주와 내수주에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주는 지난달 최 부총리 내정 이후 10~20%가량 상승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규제완화는 내수산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건설·은행·증권 등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종목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사내유보금에 과세한다는 방침은 증권주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 배당을 늘리고 성과급이 가계로 흘러들어갈 경우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동욱/김희경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