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매물벽 2020선'을 뚫어내지 못하고 2000선을 경계로 등락을 거듭해온 코스피 지수가 17일 장중 2020선을 뚫어냈다.

지수는 개장 직후 한때 직전 고점이자 연중고점(2022.59)을 뛰어넘어 2022.72를 기록하기도 했다.

앞으로 지수는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60선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하반기 정부 정책 기대도 커지고 있어서다.

오는 25일까지 잇따라 발표될 업종 대표주(株)의 2분기 실적 평가에 따라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투자정보팀 배성영 수석연구원은 "다음주 25일까지 기간이 국내 증시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18일 LG화학을 시작으로 업종 대표주의 '실적 쇼크'만 등장하지 않는다면 2060선 돌파 시도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수급 상황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도 나쁘지 않고, 정부 정책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유지된다면 하반기 실적 모멘텀(동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잠정실적 가이던스 발표 시 경영진들이 2분기보다 3분기 실적 개선을 예상한 바 있고, 자동차 섹터(업종) 역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해 주면서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는 게 배 연구원의 판단이다.

배 연구원은 "업종 대표주의 분기 실적이 '쇼크 수준'으로만 발표되지 않으면 시장이 더 이상 나빠질 이유는 없다"면서 "중국 연간 성장 목표치가 여전히 7.5%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하반기엔 화학, 철강 등 중국 관련 대표주의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