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답답한 '매물벽 2020선'을 뚫어냈다. 이른바 '썸머랠리(summer rally, 여름 반등장세)' 파도에 올라탄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번지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선봉에 나서 지수 랠리를 이끌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동반 매도,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7일 오전 10시46분 현재 전날보다 0.48% 오른 2023.16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직전 고점이자 연중 고점인 2022.44(장중 기준)를 뛰어넘었다.

지수는 지난 14일 반등에 나선 이후 이날까지 4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외국인이 개장 이후 지금까지 약 840억 원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19억 원과 272억 원 가량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와 의약품, 유통, 건설, 통신 등을 제외하곤 전기전자 은행 증권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이 오르고 있다.

증권업종에선 현대증권(2.83%), 한화투자증권(2.71%), 유진투자증권(2.56%) 등이 상승 폭을 키우고 있고, 정보기술(IT) 중 SK하이닉스와 한솔테크닉스 대한전선 등이 1~2%대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오름세다.

대장주(株)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68% 상승한 133만 원에 거래되고 있고,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2~3% 가량 뛰어오르고 있다. 삼성SDI는 전날보다 1.17% 상승 중이다.

7월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60선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경기 관련 대책들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2050선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25일까지 업종 대표주(株)의 2분기 실적 평가에 따라 추가 상승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투자정보팀 배성영 수석연구원은 "다음주 25일까지 기간이 국내 증시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18일 LG화학을 시작으로 업종 대표주의 '실적 쇼크'만 등장하지 않는다면 2060선 돌파 시도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수급 상황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도 나쁘지 않고, 정부 정책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유지된다면 하반기 실적 모멘텀(동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